한·일 시민단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폐기 반대”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단체가 함께 아베정권의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발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공동행동(AWC) 일본연락회의, AWC한국위원회, 핵재처리실험저지30㎞연대 등 9개 단체는 1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끝나지 않은 재앙, 후쿠시마 고농도 오염수의 바다 폐기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윤을 창출하는 제국주의 세력이 존재하는 한 비극과 위협은 끝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아베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폐기 예고에 대해 “전 세계 바다가 방사능 오염으로 입게 될 피해를 생각하면 천문학적 처리비용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며 “버린다고 오염수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후쿠시마는 언제 끝날지 모를 방사성 물질을 뿜어내는 죽음의 땅이 됐다”며 “그러나 아베 정권은 여전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후쿠시마의) 복구와 재건에 사람들을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아베 정권은 후쿠시마를 중심으로 부흥 올림픽을 하겠다고 한다”며 “주민들의 안전은 뒷전이고, 후쿠시마 땅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을 유통해 (원전) 사고가 수습됐다고 선전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고준위핵폐기물처럼 방사능 오염수도 정화하거나 처리·통제할 수 없다”며 “핵 문제는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고가 나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처럼 방사능 오염이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코다 히데후미 AWC일본연락회의 수도권 사무차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그 옆에 있는 도지기 현, 이바라기 현, 치바 현, 도쿄 현 은 물론이고 도쿄도에 있는 시누오카 현 등 여러 곳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는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203㎞ 떨어져 있는데 도쿄의 수산물과 바닷물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면서 “많은 학자들이 위험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그런 지역에서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는 올림픽뿐 아니라 선수단들에게 후쿠시마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것이 사람이 할 짓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코다 사무차장은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아이들은 갑상선 암에 걸렸다”며 “우리 세대에게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차세대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때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세대를 지킬 의무는 현재의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그런데도 일본에서는 불리한 내용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다면서 일본과 한국 시민단체가 연대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AWC한국위원회 운영위원이자 핵재처리실험저지30㎞연대 집행위원장인 이경자씨는 “매달 정기적으로 양국에서 메시지를 공유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다음달에도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며, SNS를 통해서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