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하기 전에 이미 ‘안보를 이유로 한 수출규제는 무역투자 자유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 개최를 이틀 앞둔 6월 26일 ‘2019년 연례 불공정무역 보고서’를 통해 안전보장을 이유로 한 수출제한 예외를 쉽게 인정하면 자유무역질서가 ‘형해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803쪽에 달하는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안보상 이유를 댄 수출제한 문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보고서는 결국 일본 정부 스스로 대(對)한국 수출규제의 이율배반성을 드러낸 셈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수출규제가 장기화하면 전 세계 산업발전과 경제적 혜택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등 안전보장을 이유로 한 무역제한 조치가 남용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다자무역체제를 빈껍데기로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보고서가 발간된 사흘 후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과 열린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틀 만에 한국에 대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물품의 수출을 제한하는 모순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당시 일본은 오락가락하는 근거를 대다가 결국에는 WTO 협정에 안보상 수출규제는 예외로 인정한다는 논리를 편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손성환 기자
light@newscj.com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