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떠나볼까] 달빛·청사초롱 불빛 아래 거니는 조선마을… 놀이기구·공포 체험까지
[잠시 떠나볼까] 달빛·청사초롱 불빛 아래 거니는 조선마을… 놀이기구·공포 체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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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한국민속촌 야간개장을 알리는 청사초롱 ⓒ천지일보 2019.8.15
경기도 용인시 한국민속촌 야간개장을 알리는 청사초롱 ⓒ천지일보 2019.8.15

야간개장으로 여름밤 나들이
달빛 속 민속마을 산책
전통가옥서 그림자 놀이 
민속촌서 즐기는 놀이기구 
한국형 공포체험, 등골 오싹

보름달 포토존. 포토존 뒤로 들어가면 그림자가 형성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된다. ⓒ천지일보 2019.8.15
보름달 포토존. 포토존 뒤로 들어가면 그림자가 형성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된다. ⓒ천지일보 2019.8.15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등이 타들어 갈 것 같은 한낮의 열기가 물러간 여름밤, 실내에만 머물기엔 어쩐지 아쉽다. 하루쯤 달빛과 청사초롱에 의지해 전통마을을 거닐어보면 어떨까. 반복되는 여름밤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는 ‘달빛을 더하다’ 야간개장이 진행 중이다. 전통마을이지만 더위로 축 처진 어깨를 긴장케 하는 공포스러운 분위기, 화려한 네온사인 속 놀이기구, 각종 주전부리까지 체험 가능해 이색적인 조선마을로 들어선 느낌이 든다.


지난 4일 오후 7시께 방문한 민속촌 입구에선 나무 사이사이에 걸려 있는 수십 개의 청사초롱이 일행을 반겼다. 어둠이 짙어지자 청사초롱이 자태를 뽐내며 민속촌 정문을 밝혔다. 문을 통과하자 낮에는 느껴볼 수 없는 조선마을의 고즈넉함이 펼쳐졌다. 초저녁시간 즈음 입장해 전통가옥 거리를 걷다 보니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누군가라도 된 착각이 들었다. 
민속촌인 만큼 알록달록 한복을 입은 방문객들도 눈에 띈다. 이왕 민속촌까지 왔으니 한복체험을 하면 좋지만 더운 여름에 복장 갖추기가 번거롭다면 호러 분장을 추천한다. 민속촌 야간개장 주요 테마 중 하나가 공포체험인 만큼 한쪽에서는 관람객에게 공포스러운 분장을 해주는 호러 분장 유료 체험존이 마련돼 있었다. 가격에 따라 분장 범위나 정도가 달라지지만 워낙 실감나는 표현을 해주기 때문에 가볍게 포인트만 줘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흠칫 놀란 표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놀이마을.민속촌에 놀이기구가 있어 색다르다. ⓒ천지일보 2019.8.15
각종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놀이마을.민속촌에 놀이기구가 있어 색다르다. ⓒ천지일보 2019.8.15

민속촌 입구를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은 상가마을이다. 간단한 주전부리와 함께 밤에만 가능한 포토존이 있어 눈길을 끈다. 달 속으로 쏙 들어가 비춰지는 그림자를 찍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관람객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좋은 포즈가 나오면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아름답게 연출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코스다. 대신 포즈가 엉성하면 좋은 포즈가 나올 때까지 다른 사람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상가마을을 지나 민속마을로 접어들면 양 갈래 길이 나온다. 한 바퀴 돌면 되기 때문에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지만 왼쪽 공방거리를 지나 평석교 위로 향할 것을 추천한다. 여름밤 민속촌의 야심작인 대형 보름달 구조물을 다리 위에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경에 취해 간혹 버튼과 셔터를 누르다 물에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날도 방문객이 떨어뜨린 핸드폰을 찾기 위해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었다. 달 구조물을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한바탕 포토타임이 끝나고 나면 전통가옥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놀이마을이 펼쳐진다. 놀이마을은 은은하게 보이는 전통가옥과 달리 번쩍번쩍 네온사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귀신전이나 전설의 고향 같은 민속촌만의 놀이체험은 물론 바이킹, 회전목마, 패밀리코스터 등 일반 놀이동산 못지않게 놀이기구가 다양했다. 

다리 위에서 감상 가능한 보름달 조형물 ⓒ천지일보 2019.8.15
다리 위에서 감상 가능한 보름달 조형물 ⓒ천지일보 2019.8.15

어둠이 더 짙어졌다면 공포스러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민속마을을 체험할 시간. 귀신분장을 한 직원들이 돌아다닌다고 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러면서도 민속마을을 걷는 내내 보름달 구조물이 나무사이로 시야에 머물러 없던 감성도 돋아났다. 민속마을에는 남부지방농가, 중부지방농가 등 지역별 조선시대 가옥과 함께 관아, 서원 등도 감상할 수 있다. 걷다보면 또 다른 다리인 목교가 나온다. 목교를 통해 반대편 마을로 건너가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무엇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조명과 스산한 노랫소리가 온몸을 긴장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저승사자와 홍련이를 만났다. 홍련이가 고개를 절반쯤 꺾은 상태로 천천히 몸을 돌리며 방문객을 응시하고 말도 건다. 분장도 실감나 야간개장 시 귀신이 돌아다닌다는 정보를 못 접한 사람이라면 매우 놀랄 수도 있다. 저승사자, 홍련이와 인증샷을 찍은 뒤 좀 더 가다보면 납량특집 ‘귀굴’ 장소가 나온다. 무리를 지어 체험장으로 들어가는 이들의 얼굴에 기대감과 긴장감이 함께 나돈다. 이곳은 사당과 초가집, 정자 등에 특수미술, 호러 캐릭터를 접목해 한국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체험코스는 19개로 시체 터, 무덤가, 폐가 등을 지나며 수행해야 하는 미션도 있다. 귀굴 체험이 부담스럽다면 VR 공포체험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민속촌 야간개장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VR 공포체험이나 귀굴체험이 입장권과 별도인 유료로 운영되다 보니 더 많은 사람이 여름밤 민속촌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친구와 함께 방문한 시민 이상희(23, 남, 인천)씨는 “따로 유료체험을 안 했다”면서 “포토존 등 민속촌만의 야간개장을 더 체험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밤 10시 마감시간이 되자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돌아서는 방문객들이 다시 그림자 체험존 앞에 멈춰서 포즈를 취한다. 야간개장은 오는 11월 가을밤까지 이어진다. 초저녁에 들어와 어둑해진 밤이 돼서야 나가는 발걸음에도 청사초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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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19-08-15 22:51:23
한 여름밤의 추억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