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5차 촛불문화제’에서 75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에 약 3~4만명이 문화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일보 2019.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5차 촛불문화제’에서 75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에 약 3~4만명이 문화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일보 2019.8.15

광화문 북측광장서 5차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해야" 주장도 나와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일본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과거사를 부정하고 전쟁 가능한 나라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군사기밀을 넘겨주고 있습니다. 일본에 군사기밀을 넘겨주는 것이 말이 됩니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을 당장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광복 제74주년을 맞은 15일 예비부부 성치화씨와 최경은씨가 광화문광장 북측에서 75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아베규탄 시민행동이 주최한 ‘8.15 제74주년 아베 규탄 및 정의 평화 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 문화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한 당일에도 지소미아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군사기밀정보를 빼내갔다”며 “이 협정에 대해서 미국 역시 한·미·일 삼각 동맹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지소미아 협정을 대놓고 요구했다. 미국은 우리 국민의 분노가 보이지 않는가”라고 규탄했다.

24일에 결혼을 앞두고 있다던 성씨와 최씨는 이날이 한일군사보호협정 연장시한이 종료되는 날이라고 했다. 그는 “그날에 ‘더는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 폐기하겠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전부터 낮까지 계속되던 비가 집회 시간이 다 되자 그치면서 광화문광장에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집회에 가족들과 참여한 한 시민은 “비가 그쳐서 다행이다. 하늘이 도왔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일본 시민활동가, 수녀를 포함한 종교계 인사를 비롯해 다양한 시민들이 모여 약 10만명(주최 측 추산) 정도 참석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열린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는 광복절인 이날로 5번째를 맞았다.

'한일군사 정보협정 폐기하라' 'NO 아베'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시민들은 “강제징용 사죄하라” “침약지배 사죄하라” “경제침탈 규탄하다” “촛불의 힘으로 새역사를 쓰자” “친일적폐 청산하자” “경제침략 규탄하라” “우리가 증인이다, 아베는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5차 촛불문화제’에서 75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에는 약 3~4만명이 문화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일보 2019.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5차 촛불문화제’에서 75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에는 약 3~4만명이 문화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일보 2019.8.15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한 손에는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사회자의 ‘파도타기 시작’ 구호에 환호하며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날로 악화하는 한·일 갈등 속에 ‘반일(反日)’이 아닌 ‘반(反) 아베’를 외치자고 주장하면서 양국 시민사회가 함께 평화 연대를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와 더불어 이를 위한 국민청원 동참을 촉구했다.

같은 시간 집회가 진행된 북측광장 맞은편인 남측광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석방운동본부가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집회가 동시에 진행됐다.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이들과 석방운동본부 간 충돌이 있을 뻔했지만 일어나진 않았다.

일본 시민사회운동가인 다카다 겐 한일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동북아시아 평화와 상생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본 정권을 바꿔야 한다”며 “다시 전쟁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아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집회에는 미쓰비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도 참석했다. 양 할머니는 “14살 때 일본 교장이 중학교 공부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강제로 동원돼 미쓰비시 변기공장에서 해방이 됐는지도 모르고 일했다”며 “하루에 적으면 10시간 길면 12시간 동안 일했다. 손이 쫙 찢어져도 병원에 한 번도 안 데려갔다. 나쁜 놈, 도둑놈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용기를 내서 아베를 규탄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아베에게 사죄받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후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종각역과 일본대사관, 조선일보 사옥 앞을 거쳐서 시청 앞까지 행진했다. 일본대사관 건물에는 ‘강제동원 사죄하라’ ‘NO ABE’라고 적힌 문구가 레이저빔을 통해 투사됐다.

한편 이번 집회를 주최한 아베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오는 22일 오후 5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자유발언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5차 촛불문화제’에서 75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에 약 3~4만명이 문화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일보 2019.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규탄 5차 촛불문화제’에서 75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에 약 3~4만명이 문화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일보 2019.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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