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동네 헬스장과 2만원의 철학
[스포츠 속으로] 동네 헬스장과 2만원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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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언론계 후배이자 대학교 박사 후배이기도 한 중앙일보 정영재 스포츠 대기자가 최근 발간한 ‘2만원의 철학’이라는 책을 받아 읽어 보면서 24년 전 일본 규슈 후쿠오카 변두리 체육관을 둘러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1995년 후쿠오카 하계 유니버시아드 취재차 찾았던 이 체육관은 공공도서관과 다목적 체육관을 함께 갖추고 있었다. 각국의 선수들이 본 경기에 앞서 연습경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샌 어르신들이었다. 도서관, 헬스클럽과 수영장 등을 이용하면서 막간을 이용해 선수들의 훈련하는 광경을 보기위해 체육관을 찾은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헬스클럽 등은 제법 생활에 여유가 있는 이들만이 할 수 있는 ‘고급 운동’이었던데 반해 일본은 지방 소도시 외곽까지 생활형 스포츠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 대조적이었다.

정영재 스포츠 대기자가 ‘2만원의 철학’에 소개한 GOTO 구진완 대표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이제 국내에도 민간차원에서 값싸고 질높은 헬스클럽시대가 열렸음을 전해주었다. 구진완 대표는 피트니스 업계의 떠오르는 신예로 생활체육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기업관을 갖고 있는 이른바 흙수저 출신이다. 고졸학력에 신용불량자 출신에도 불구하고 피트니스 업계에서 성공적인 신화를 세웠다. 동네 헬스장인 ‘새마을 휘트니스센터’를 서울과 수도권 역세권에 27개를 운영, 헬스클럽 사업을 정착시킨 그는 지난 해 국내 피트니스 업계로서는 최고액인 252억원의 투자를 유치, ‘새마을휘트니스’에서 ‘GOTO’로 브랜드를 바꾸고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피트니스 산업이 일부 운영자가 회원들 회비를 받고 종적을 감추는 ‘헬스장 먹튀’가 심심찮게 발생해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그는 원칙과 정도를 걷는 경영철학을 철처히 고수해 믿음과 신뢰를 쌓았다. 책 제목 ‘2만원의 철학’은 초창기 새마을휘트니스 시절 ‘월 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이용료를 밀어붙인 그의 뚝심과 아이디어를 표현한 것이다. 그는 “피트니스 센터는 더 이상 회원들이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니다. 건강과 스포츠 관련 상품 정보가 끊임없이 제공되고, 효능이 구전되고, 매매가 이뤄지는 플랫폼이다. 우리 회원이 100만명 이상이 된다면 결코 못할 것이 없다”며 국내 피트니스 산업의 트랜드와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 자신의 경영의지를 현실화시켰다.

GOTO는 2019년 초 벤처기업협회에서 주는 벤처기업 인증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메인비즈’ 인증을 잇달아 받았다. 또 서울지하철 7호선 반포역사와 계약을 맺고 2019년 9월부터 ‘GOTO SUB’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5~8호선 30개 역사에 도심형 피트니스 센터를 입점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부산에선 서면 등 핫플레이스에 10개 매장을 열기 위해 준비중이며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할 계획이다. GOTO는 2020년 말까지 지점 100개, 직원 1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 피트니스 산업에 뛰어들 때 월 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회원들에게 받은 것 이상을 돌려준 구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착한 경영’ ‘공유 경영’을 구현한다. 현재 여의도 본사와 49개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 500여명이 전원 4대 보험을 적용받는 정규직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생활체육에 대한 시설과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수십년 전 일본의 지방도시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웰빙, 힐링, 라이프 스타일 쪽으로 피트니스 산업이 방향이 바뀌고 있으나 공공적인 영역에서는 아직도 형식적인 운영이 대부분이다. 책 ‘2만원의 철학’은 한 기업인과 기업의 스토리를 통해 민간영역에서 생활체육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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