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이 세상에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또한 불행하기만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행복한 증거를 잘 찾으면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불행한 증거를 잘 찾으면 불행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행복한 증거를 찾는 방법은 기존에도 많이 이야기 됐던 것처럼 행복일기나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다. 아니면 행복한 척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행복하다.

그런데 무척 간단해 보이는 감사일기나 행복일기 조차도 막상 시작해보려면 쉽지가 않다. 행복이나 감사도 공부나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끔 모임에 나가면 최근에 행복했던 일을 한두 가지씩 발표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저 건강하니 행복하다든가 별일없는 것이 그냥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어디 여행을 다녀와서, 어떤 책을 읽어서, 어떤 상을 받아서 등의 행복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는 필자만 속물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행복한 이유를 그렇게 뭉뚱그려 이야기를 하면 한두 가지에서 그치지만 구체적으로 나열을 하면 끝도 없다.

필자의 행복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식당에 갔는데 분명 비어있었는데 내가 갔더니 손님들이 줄줄이 들어 왔다. 역시 행운을 몰고 다니나보다 생각하니 행복하다. 물론 필자는 점심을 좀 일찍 먹는 편이다. 그러니 손님이 따라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필자는 그로 인해 행복하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돕는 것인지 필자가 꼭 나가야할 때는 비가 그친다. 그래서 우산을 들고 다녀본 일이 별로 없다. 아마도 바쁜 일이 없으니 비가 올 때를 피해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도 필자는 그로 인해 행복하다.

예전에는 성경책 한 권을 가지는데 집 한 채 값이 들었다고 한다. 우연하게도 최근에 성경을 한 권은 사고, 한 권은 얻었다. 도대체 집 몇 채 값을 가진 것인지 모른다. 그런데다 성경 이외에도 좋은 책을 처치가 곤란할 정도로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부자 같고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요즘은 성경이 집 한 채 값을 하는 세상이 아니니 짐만 되는거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책이 많아서 행복하다.

최근에 그동안 몇 번을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책을 끝까지 읽었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행복한데 얘기를 하다 보니 딸은 그 책을 중학교 때 읽었다고 한다. 딸이 갑자기 대단해 보이면서 딸을 훌륭하게 키워낸 것이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지금쯤은 다 잊어버렸을 텐데 그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상관없이 행복하다. 웃으면서 동시에 화 낼 수 없는 것처럼 행복하면서 동시에 불행할 수도 없다. 우리가 더 많이 행복영역에 머무르려면 행복한 증거를 수없이 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행복의 증거들은 객관적이지 않아도 좋다. 절대로 자신이 행복한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남에게 이해시킬필요도 없으며, 증명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하지만 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현대의 생활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늘 여행을 다닐 수도 없고 늘 다른 사람을 만날 수도 없다. 시간도 돈도 적게 들이면서 늘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독서다. 책속의 다른 세상, 다른 사람들을 접하면 늘 새롭게 행복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오늘은 한글창제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새삼 얼굴도 모르는 세종대왕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쉬운 한글로 많은 동서양의 훌륭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언제라도 행복한 이유를 5가지 이상씩 준비해가지고 다닌다면, 그 사람이 바로 ‘행복이 준비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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