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도봉구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의 주류 코너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8.15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도봉구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의 주류 코너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8.15

전년 대비 98.8% 감소

국내 불매운동 확산에

日브랜드 매출 지속↓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8월 상순 일본맥주 수입량이 거의 0%에 가까운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한국으로의 진입이 원천봉쇄된 형국이다. 맥주 외에도 사케와 골프채 수입량도 큰폭으로 줄었으며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브랜드의 매출타격도 계속 커지고 있다.

관세청이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8월 수입감소율 확대품목’ 자료에 따르면 8월 1~10일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 골프채, 사케, 낚시용품, 가공식품, 화장품의 양이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맥주 수입량 감소폭은 9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맥주 100캔이 수입됐다면 올해는 1캔만 들어왔다는 의미다. 7월 초부터 시작된 국민들의 일본맥주 불매운동 여파에 8월부터 편의점이나 대형마트까지 발주 중단을 선언한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사케도 69.4%가 감소했고 일본 브랜드를 선호하는 골프채도 60.2%로 절반 이상이 줄었다. 가공식품(-38.1%), 화장품(-37.6%), 낚시용품(-29.0%)도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달 소비재 수입량 역시 줄었다. 특히 맥주나 자동차뿐 아니라 오토바이나 관련 제품, 낚시용품들의 수입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7월 중 오토바이 관련 제품 수입액은 163만 6000달러로 지난해 7월(689만 4000달러)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낚시용품 역시 지난달 수입액 438만 8000달러로 지난해보다 13.8% 줄었다.

특히 담배는 편의점 업계가 일본 담배 불매에 적극 동참하면서 7월 수입액 5만 6000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95.0%나 급락했다. 승용차 수입액도 6573만 9000달러로 지난해 대비 34.1% 줄었고, 맥주도 574만 7000달러로 33.4% 감소했다.

이 같은 불매운동 여파로 한국의 일본산 소비재 수입액은 28억 666만 달러로 전년 동기 33억 2748만 달러 대비 13.8%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재 수입액이 746억 1956만 달러로 9.1%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 매출도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 롯데, 삼성, 신한, 우리, 현대, 비씨, 하나 등 8개 카드사의 국내 주요 일본 브랜드 가맹점 신용카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102억 3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49억 8000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브랜드별로는 유니클로의 매출액이 가장 많이 줄었다.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 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 7000만원으로 70.1%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무인양품은 58.7%, ABC마트는 19.1% 줄었다.

강병원 의원은 “한국 소비자의 일본산 불매운동 흐름이 계속되면 그 여파는 일본산 소비재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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