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빛나 인턴기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 수요집회’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4
[천지일보=최빛나 인턴기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 수요집회’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4

2015 한일 합의 사실상 파기에도 수정 안 해

日, 국제사회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거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 정부와 체결한 위안부 합의가 사실상 파기된 상태지만 일본 고등학생들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 간 위안부 문제가 ‘최종 합의됐다’고 기술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3월 일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기술한 2018년도 고등학생 사회과 교과서 7종이 시정되지 않고 일본의 일선 학교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15일 뉴시스가 전했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이후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는 일본의 10억엔을 받아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의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됐다보니 이면·졸속합의 논란이 일었다. 거기에 더해 정권교체 시기와 맞물려 국내에서는 합의 파기 요구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 2018년도 교과용도서심의회를 열고 ‘위안부 합의’ 내용이 처음 등장한 고등학생 사회 교과서 중 ‘일본사B’ 4종과 ‘정치경제’ 3종 등 7종을 통과시켰다. 특히 4종은 ‘일본 정부가 자금을 출연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후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교과서 수정 등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현재 한일 위안부 합의는 사실상 파기된 상황이다.

화해치유재단도 지난달 등기부상 해산절차가 마무리 됐다. 출연금 10억엔 반환 및 합의 파기 논의를 앞둔 상황에서도 일본 정부는 고교생들에게 위안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처럼 가르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위안부 역사 관련 기술에 대한 우려는 국제사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데이비드 케이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지난 2017년 5월 일본 각급학교에서 이뤄지는 역사교육 교재에서 위안부 등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 정부가 개입을 삼가야 한다고 비판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케이 특별보좌관은 일본 정부에 당시 전쟁 중 일본이 관련된 심각한 범죄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당시 반론문을 통해 “보고서 초안에 제시된 사실 대부분이 소문이나 억측이라 객관적인 정보에 기초하지 않았다”면서 “교과서 내용은 교과서 발간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으며 정부 방침과 정책, 정치적 의도는 개입할 여지가 없는 방식”이라고 반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에도 위안부 실상을 알리는 교육을 의무화 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다. 대신 고교학습지도요령에 독도를 일본의 영유권이라고 강조하는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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