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최초 청각장애인 위한 성당 ‘에파타성당’ 건립
서울에 최초 청각장애인 위한 성당 ‘에파타성당’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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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에파타성당 조감도. (출처: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지일보 2019.8.15
서울대교구 에파타성당 조감도. (출처: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지일보 2019.8.15

亞 최초 청각장애인 사제 박민서 신부가 주임

25일 축성식…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서울 마장동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이 건립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농아선교회, 담당 박민서 신부) 60주년을 맞아 지난 2017년 건립을 시작해 2년 만에 지어졌다. 이름은 에파타성당이다.

에파타성당은 준본당으로서 주임은 아시아 최초로 청각장애인 사제가 된 박민서 신부가 맡았다. 축성식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다.

이 성당은 대지 886㎡(약 268평)에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2405㎡(약 727평) 규모로 건립됐다. 대성전과 소성전, 언어청각치료실, 작은 피정의 집 등을 갖췄다.

새 성전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을 배려한 많은 특징이 있다. 미사를 봉헌하는 300석 규모의 대성전은 어디서든 수화가 잘 보일 수 있게 계단식으로 지어졌다. 가로 3m, 세로 1.8m의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해 주례 사제의 수화와 자막도 함께 볼 수 있다. 시각적인 효과가 중요해 제대 벽면 대형 십자가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을 걸었다.

에파타성당 주임 박민서 신부는 농아선교회담당하고 있다. 박 신부는 그간 수유동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건물을 빌려 미사를 집전했다. 서울 각지에서 모이는 청각장애인 신자들은 꽉꽉 채워 15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비좁은 성전에서 그동안 미사를 봉헌해왔다. 현재 농아선교회에 등록된 신자 수는 500여명이다.

서울대교구 에파타성당(준본당) 주임 박민서 신부가 “많은 도움을 주신 신자들 ‘덕분에’ 새 성전 완공이 가능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지일보 2019.8.15
서울대교구 에파타성당(준본당) 주임 박민서 신부가 “많은 도움을 주신 신자들 ‘덕분에’ 새 성전 완공이 가능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출처: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지일보 2019.8.15

이에 박 신부는 2011년부터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다. 성당 건립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150여개 성당을 방문해 후원 미사를 봉헌했다.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신자들의 교무금만으로는 본당 운영과 엄청난 건축비를 충당하기엔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숱한 노력 끝에 8년만에 결실을 얻게 됐다. 신자들도 자선바자, 음악회 등 박 신부와 함께 새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성당 벽면에는 박 신부의 자필(自筆)이 새겨졌다. 평소 서예가 취미인 박 신부에게 설계자가 제안해 성사됐다. 그는 한 달에 걸쳐 요한복음 6장의 600자를 직접 썼다. 자필로 쓰여진 벽면 끝에는 박 신부의 호(號)인 ‘수우(守愚)’가 자리한다. 김수환 추기경이 스스로를 ‘바보’라고 한 것처럼, 추기경을 본받는 사제가 되라며 그의 서예 스승이 지은 것이다. ‘지킬 수, 어리석을 우’를 땄다.

박 신부는 “많은 응원을 보낸 신자들 덕분에 성당이 완공될 수 있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열려라’라는 뜻의 에파타처럼 우리 성당도 모든 분께 활짝 열려 있다”며 “건청인 신자들도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준본당은 특별한 사정 때문에 아직 본당으로 설립되지는 않았으나 본당신부의 주임에게 맡겨진 신자 공동체이다(교회법 제516조 1항). 예를 들어 신자수가 적어 재정 자립도가 약하거나 성당이 없거나, 구역 경계가 없는 외국인 성당 등을 말한다.

에파타준본당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 본당이므로 일반적인 속지(屬地)본당이 아닌 속인적(屬人的) 본당에 속한다. 지난 2017년 8월 18일자로 준본당으로 설립됐고 이번에 새 성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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