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출가한 승려들이 여름동안 한곳에 모여 외출을 금하고 오직 수행에 집중하는 하안거(夏安居) 정진이 시작됐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자들이 108배 등 불교의식으로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출가한 승려들이 여름동안 한곳에 모여 외출을 금하고 오직 수행에 집중하는 하안거(夏安居) 정진이 시작됐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자들이 108배 등 불교의식으로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9

조계종 종정 “나태·방종 말아야”
올해 98개 선원서 1991명 참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스님들의 여름 참선수행인 하안거(夏安居) 해제일을 맞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이 기해년 하안거 해제 법어에서 “안거가 끝났다고 해서 화두 없이 행각에 나서거나, 각 수행처소에서 나태하거나 방일(放逸)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진제스님은 “부처님 진리를 배우는 제자들은 먹는 것과 입는 것, 더운 것과 추운 것 등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말고 부처님·시주 은혜를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한다”면서 “이로부터 신심과 발심이 생기고 여일한 정진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행이 뜻밖의 운이나 시간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님을 지적하면서 “항상 조석으로 부처님 전에 발원하면서 공부 상태를 돌이켜보고 점검해야 퇴굴(退屈)하지 않는 용맹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진제스님은 찾아온 수좌에게 공부법을 알려줘도 이를 실천하지 않는 이가 대다수라면서 “편하고 쉽게 정진해 견성성불(見性成佛)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높은 산을 오르면서 몸은 내리막길로 가고 있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정리한 ‘기해년 하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올해 전국 98개 선원(총림 8곳·비구선원 54곳·비구니선원 36곳)에서 1991명(총림 270명·비구 1057명·비구니 663명)이 하안거에 참여했다.

한편 하안거는 출가한 승려들이 한곳에 모여 외출을 금하고 오직 수행에 집중하는 기간이다. 하안거는 인도에서 유래됐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 석 달 동안 수행자들이 한곳에 머물면서 좌선 수행에 전념하는 것이다. 안거 동안 스님들은 새벽 3시에 기상해 밤 9시에 취침하면서 매일 108배를 하고 하루 9시간씩 참선을 한다. 참선 장소인 큰방에서는 묵언을 해야 하며 무단으로 산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거나, 물건을 부수고 분열을 일으키는 일을 하면 안 된다.

한국 불교에서는 음력 4월 15일 결제에 들어가 7월 15일 해제하는 하안거와 음력 10월 15일에 결제해 다음해 1월 15일에 해제하는 동안거를 채택하고 있다. 몇 안거를 났느냐 함이 곧 승려의 수행 이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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