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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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OUT’ 행동요령 진화중

원료·기업지배구조까지 점검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DHC의 혐한 방송에 한국콜마의 거짓 해명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을 향한 여론이 더 악화했다. 반감이 거세지면서 소량의 원료라도 일본 제품이 사용됐다면 구매 거부대상에 포함하는 등 국민 검열이 ‘현미경’ 수준으로 정밀해지자 유통업계의 ‘일본원료 퇴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3일에는 현미경 검열에 ‘일본원료 퇴출’ 소식을 전해왔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일본에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한 ‘스타벅스 오리가미 베란다 블렌드’와 ‘비아 말차’ 등의 제품에 대해 추가 발주를 중단했다. 오리가미는 일본어로 ‘종이접기’라는 뜻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게 만든 추출식 커피 제품이다. 스타벅스는 일본 불매운동이 직접적인 원인이기보다는 오리가미의 수입량이 미미한 게 영향을 줬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오리가미 시리즈는 1300개가 넘는 매장에서 하루 판매량 100~200개 불과하다. 때문에 발주량을 줄이거나 아예 잠정 중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우유업계에서도 일본산 원재료 대체를 위해 분주하다. 대표적인 일본산 원료 ‘가공유 향’ 등 1%도 안 되는 원료라도 일본 제품이 쓰일 경우 ‘보이콧’ 대상에 포함되자 유통업체가 대응에 나선 것.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은 가공유 향을 다른 지역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쓰지 않는 것을 검토 중이다.

서울우유 역시 지난해 말부터 판매하던 일본의 치즈브랜드 ‘QBB’와 수입판매 계약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 QBB는 일본 소매용 가공치즈 시장 점유율 1위인 ‘롯코버터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롯코버터주식회사와 판매 유통계약을 맺을 때 계약 기간은 3년이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계약을 종료시키게 된 것.

서울우유는 이번 종료와 관련 불매운동보다는 관련 제품의 미진한 매출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원료나 지배구조, 협업에서도 일본과 관련된 제품들이 대거 불매운동 명단에 오르는 등 여론이 악화된 게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CJ제일제당도 국민들의 ‘현미경 검열’에 곤혹을 치렀다. 즉석밥 브랜드 ‘햇반’에 일본산 ‘미강 추출물’ 0.1%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회사의 효자상품 햇반에까지 미치자 결국 회사 측은 원재료를 100% 국산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도 즉석밥 용기 중 일부가 일본 제품이라는 게 논란이 되면서 국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역시 원료 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다. 특히 OEM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던 중견기업의 타격이 크다. 거짓해명으로 곤욕을 치른 ‘한국콜마’는 결국 회장까지 물러났고 원료 국산화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코스맥스 역시 일본 수입 원료를 완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원료의 비중을 따지면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원료를 바꿔도 일본 기업에 큰 타격이 가진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괜한 오해를 사 매출에 영향을 받을까 두려워 원료 전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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