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최고 큰 어른인 종정 진제스님이 봉축 법어를 발표하고 있다. 스님은 법어에서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해 동체의 등을 켜고, 내 가족만이 아닌 어려운 이웃들과 자비의 등을 켜고, 국민 모두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희망의 등을 켜자”고 당부했다. ⓒ천지일보 2019.5.1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최고 큰 어른인 종정 진제스님이 봉축 법어를 발표하고 있다. 스님은 법어에서 “나만이 아닌 우리를 위해 동체의 등을 켜고, 내 가족만이 아닌 어려운 이웃들과 자비의 등을 켜고, 국민 모두가 현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희망의 등을 켜자”고 당부했다. ⓒ천지일보 2019.5.12

외교 현안 내용 담긴 이례적 교시 발표
‘한중일불교대회’서도 결의문 채택 추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단의 큰 어른 종정 진제스님이 한일 양국 정치인에게 대립을 벗어나길 촉구하는 내용의 교시를 발표했다. 종단의 원로격으로, 정신적 지주로 평가받는 진제스님이 외교 현안을 언급한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13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대독한 교시에서 진제스님은 “한일 양국 정치인은 상대적 대립의 양변을 여의고 원융무애한 중도의 사상으로 자성을 회복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자성(自性)은 본디부터 갖추고 있는 불성(佛性)을 뜻한다.

진제스님은 “불교는 국가와 민족 구분 없이 동체대비의 자비실현과 사바세계 생명평화를 영구히 보존하는 마지막 보루”라면서 “한중일 삼국불교는 한일 양국의 존엄한 안보와 경제를 위해 조석으로 부처님께 정성을 다해 축원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행스님에게 “임진왜란 당시 서산·사명·처영 대사가 일본과 화친을 맺어 구국호국한 정신을 이어받아은 한중일 불교협의회를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조계종은 10월 열리는 한중일 불교대회에서도 이러한 교시를 이어받는 평화 결의문 채택을 위해 힘쓸 계획이다.

조계종은 이러한 종정의 교시 발표 배경으로 “그만큼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세가 심각한 상황이기에 뜻을 모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당부 말씀을 전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종정 교시에 따라 지난 1일부터 각 사찰서 진행 중인 ‘한반도 평화통일과 대한민국 번영을 위한 불교도 축원’ 내용을 ‘한반도 평화와 국난극복을 위한 불교도 축원’으로 변경하고, 전국 주요 사찰에 현수막을 부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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