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중 화재로 불에 탄 전기차. (출처: 연합뉴스)
충전 중 화재로 불에 탄 전기차. (출처: 연합뉴스)

지난달 28일에 이어 충전 중 火

“배터리 쪽 과전류로 인한 원인”

글로벌 판매량 전년보다 2.5배↑

현대차·LG화학 “조사결과 봐야”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EV’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연이은 화재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현대차는 ‘코나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하며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상황이라 업계는 더욱 주목하고 있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3분께 세종시 고운동 한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서 ‘코나 일렉트릭(EV)’이 불에 탔다. 해당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코나 차량과 충전 시설이 불에 탔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화재 발생 영상을 CCTV를 통해 확인해 본 바 차량 하부 쪽 배터리 쪽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며 “차량에서 과도하게 전류를 끌어당겨 배터리 쪽으로 과전류가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으로 볼 때 충전기에 그을음이 없는 것으로 보여 충전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케이블 이상 유무도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차량이 100% 전력 충전 이후 전력을 차단해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소프트웨어나 기계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차량 결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코나 EV 차주는 오후 6시에 차량에 충전기를 꽂아두고 자정에 완충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후 새벽 3시 차량이 폭발했고 화재 발생 직전 한전 측에서 이상전류를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강원도 강릉에서도 충전 중이던 코나 EV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되고 건물 외벽이 그을린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상자도 1명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가정집 차고에 주차돼 있던 코나 EV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구입한지 4개월가량 됐으며 충전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첫 소형SUV ‘코나’를 정의선 부회장이 소개하고 있다. (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첫 소형SUV ‘코나’를 정의선 부회장이 소개하고 있다. (제공: 현대자동차)

코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신차 발표회에서 직접 소개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쏟은 모델이다. 코나 EV는 현대차 전기차 사업의 핵심 모델로 해외시장에서 지난해 2월부터 총 11만 3702대가 판매됐고 국내시장에서는 지난해 5월 출시 후 약 1년간 1만 8890대가 팔렸다.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코나 EV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 2만 6804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만 569대)보다 약 2.5배 증가하며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교수는 “만약 차량 안에 사람이 있었거나 주변에 있었을 시 인명·재산 피해도 우려가 된다”며 “한국은 전기차 증가율이 큰 나라이므로 이런 불안감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원인을 빠르게 파악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전기차 관련 안전사고 예방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전기차는 전기전장 장치이므로 다양한 요인으로 화재 발생 위험성이 있다”며 “화재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외부 전기차 충전 시설에 지붕을 씌우고 손이 젖은 상태로 충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와 LG화학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직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사고 원인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코나 EV에 대해서는 국과수에 보내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강릉에서 있어진 코나 EV 화재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차가 다음 달 코나 EV를 중국에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업계도 이번 사고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코나 EV에는 LG화학 배터리가, 중국 제품에는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CATL사의 제품이 탑재된다.

불에 탄 전기차 충전 시설. (출처: 연합뉴스)
불에 탄 전기차 충전 시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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