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에 있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전남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에 있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하얼빈 의거 등 의병항쟁 110주년 ‘역사의 해’
함평군, 일강 김철 선생 등 독립운동가 배출

[천지일보 함평=김미정 기자]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자 하얼빈 의거, 남한 대토벌에 맞선 의병항쟁이 110주년을 맞은 올해는 ‘역사의 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대한국 경제보복조치로 인해 한일관계는 경색국면을 치닫고 있다. 이에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전남 함평군의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통해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전남 함평군은 일강 김철 선생을 비롯해 안후덕, 문기호, 이도범, 김덕근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임시정부가 상해에서 4번째로 마련했던 청사이자 가장 오랜 기간 사용했던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그대로 재현한 ‘함평군 상해 임시정부 청사 역사관’도 개관한 지 10주년이 돼 더욱 뜻깊은 한 해로 느껴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시정부청사 재현의 의의가 있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 역사관은 지난 2009년 6월 전남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에서 문을 열었다.

함평군에 있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어린이들.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함평군에 있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어린이들.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당시 중국 현지 임정청사가 중국의 대도시 환경개선사업으로 철거 대상지로 거론되자 함평군은 임시 의정원 의원, 군무장, 초대 재무장 등을 역임한 함평 출신 일강 김철 선생 생가 터에 총사업비 22억원을 들여 중국 현지 청사를 그대로 복원해냈다.

특히 복원한 상해 임시정부 청사 역사관은 연면적 876㎡, 지상 3층 규모이며 건물 내부에 김구 선생 집무실, 정부 집무실, 회의실, 침실뿐만 아니라 100여년전 사용했던 책상, 의자, 각종 사무기기 등까지 당시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것을 중국 현지에서 직접 제작해 설치해 의미를 더했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 역사관을 관리하는 김만선(김철 선생의 양손자)씨는 “본래 취지는 임정에서 활동했던 독립투사들이 직접 사용했던 것들을 통째로 가져와서 세우려고 했다”며 “그러나 너무 오래돼 소실되고 부패한 것이 많아 여의치 않았다. 부득이 그때 당시의 것과 동일한 것들을 중국 고건축업체로부터 수집해 재현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평 상해 임시정부 청사 앞마당에 있는 안중근 장군 기념 동상과 무궁화.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함평 상해 임시정부 청사 앞마당에 있는 안중근 장군 기념 동상과 무궁화.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역사관 입구에는 김구 선생 동상이 있다. 1층 전시실에는 임시정부 회의실과 빛바랜 태극기,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엌과 화장실 등이 있으며 2층 전시실에는 임시정부 회의실, 김구 선생 집무실 등이 있다. 3층에는 이봉창, 윤봉길 등 독립운동가들이 임시숙소로 이용했던 침실을 그대로 재현해 역사관을 둘러보는 내내 1920년대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임시정부청사 옆에 있는 독립운동역사관에서는 당시 일제가 자행했던 잔혹한 고문 사진과 함께 태극기 앞에서 선서하고 기념촬영을 했던 독립투사들 사진, 함평 문장 4.8 독립 만세운동에 대한 자료 등이 전시돼 있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힘썼던 독립 운동가들의 뜻을 되새길 수 있다. 

또 각 전시실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독립 운동가를 찾아 임무도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역사 체험을 할 수 있어 호국 충절정신을 계승하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역사관 앞마당에는 안중근 장군 기념 동상도 세워져 있다. 

김만선씨는 “상해 현지 청사를 다녀오신 분들도 다들 정말 똑같다며 흡족해하신다”며 “당시 계단의 폭, 넓이, 높이는 물론 침구, 커튼, 그릇, 찻잔 하나까지 다 그 시대의 것”이라고 말했다.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을 찾은 학생들.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을 찾은 학생들. (제공: 함평군) ⓒ천지일보 2019.8.13

이곳에는 임시정부청사와 함께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3년 1만 770㎡부지에 총사업비 21억 7000만원을 투입해 건립했으며 호남지역 대표 독립운동가인 일강 김철 선생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일강 김철 선생은 1886년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 구봉마을에 태어나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하고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이봉창·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주도했다. 

이후에도 김구·안창호 등과 함께 시사책진회, 한국독립당 등 독립운동 단체를 조직해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으나 지난 1934년 격무로 인한 폐렴으로 중국 항저우에서 향년 48세의 나이로 타개했다. 
 
이곳에는 김철 선생의 생애를 그린 삽화, 영정사진과 어록, 1918년 신한청년당 결성 당시의 사진자료, 임시정부 초기 활동사진 및 유물 등이 전시돼 있어 근·현대사 답사 장소로 제격이다. 

기념관 왼편에는 ‘단심송’이라 불리는 큰 소나무가 서 있다. 이는 김철 선생이 독립투사의 길을 걸으면서 홀로 남게 된 아내 김정자씨가 남편이 독립운동을 하는 데 방해가 될까봐 자결한 곳으로 전해져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한다. 

이러한 항일역사의 생생한 숨결이 서려있는 함평군은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유치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지난 8일에 열린 ‘공원 유치를 위한 군민 한마음 다집대회’에서는 군민 10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원 유치 전망을 밝혔다. 

군은 오는 20일께 용역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공원 후보지 선정 제안서를 전남도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이달 말 부지선정 평가위원회를 통해 조성 대상지를 최종 확정하고 오는 2020년 설계, 2021년 착공,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전라도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될 ‘남도의병 역사공원’이 의향(義鄕)의 고장 함평에 조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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