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요한기자] 강희락 전 경찰청장,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 수뇌부 검찰 조사로 경찰에 대한 신뢰성이 무너진 가운데 경찰의 엉터리 수사로 묻힐 뻔했을 사건의 재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명 ‘노원 여대생 사망사건’.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도 올랐던 이 사건은 피해자 어머니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피해자 어머니에 따르면 2009년 8월 여대생이던 신모 양이 친구에게서 소개받은 군인 김모 씨와 백모 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성폭행을 시도한 이들에게 저항하다 폭행당해 결국 사망했다.

문제는 주범인 백 씨의 외삼촌이 전직 경찰 출신으로 사건에 관여해 백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풀어줬다는 것이다.

또 이후 백 씨를 다시 고소했지만 백 씨의 외삼촌과 통하는 형사가 사건을 맡아 ‘무고죄로 처벌받고 싶냐’고 협박을 하고, ‘이혼녀 밑에서 자란 딸이 행실이 얼마나 나빴겠느냐’며 비아냥거렸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피해자 여대생의 죽음을 재수사하라’는 청원을 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직접 글을 올려 “고인이 된 따님의 명복을 빌며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본 사안에 대해 지방청 차원의 엄정한 재수사를 통해 사안의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본 사건을 원점부터 철저히 재검토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할 것”이라며 형사과 연락처를 남겼다. 인터넷 세상이 가진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인터넷이 신문고 역할을 하고, 경찰을 견제·감시하는 창구가 된 것이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올려 조회수가 올라가야만 재수사를 하느냐” “처음부터 똑바로 수사했다면 피해자 어머니가 피눈물 흘렸겠느냐” “두 눈 크게 뜨고 지켜 보겠다” 등 경찰의 재수사 결정에 환영했지만 안타까움과 함께 경고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그 약속을 지킬 때만이 땅으로 떨어진 경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