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홍콩국제공항이 13일(현지시간) 오전 6시부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12일 AP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콩국제공항은 이날 성명을 내 현지 공항 당국이 이를 위해 각 항공사와 협의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9시까지 공항이 폐쇄된다.
홍콩국제공항은 오후부터 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져 수천명이 연좌시위를 하면서 공항 출국 수속 등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시위는 전날 침사추이 지역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사건에 분노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 교통이 마비돼 공항 인근에선 여객기에 타지 못한 승객과 일부 귀가하는 시위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시위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지난번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홍콩 시위대가 폭력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한 양광 대변인은 “홍콩은 중대한 순간에 이르렀으며, 홍콩인들은 폭력적인 불법 행위를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홍콩 전역에서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으며, 이에 경찰은 지하철 역사 안까지 최루탄을 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처럼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격렬해지고 중국 중앙정부의 ‘경고’도 잇따르면서 중앙정부의 무력개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홍콩과 바다를 사이에 둔 중국 선전시 선전만 일대에 지난 10일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목격됐고, 이를 찍은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됐다.
이날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인 공청단은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인민무장경찰 부대는 폭동, 소요, 엄중한 폭력 범죄, 테러 등 사회안전과 관련된 사건을 진압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인민해방군이나 무장경찰 투입을 강행할 경우 홍콩 경제의 파탄과 외국자본 유출, 전 세계 여론의 비난이라는 위험이 뒤따라 미국과 힘겨운 무역전쟁을 치르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지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