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 그 노선을 따라가 보면 곳곳에 역사가 숨어있다. 조선의 궁궐은 경복궁역을 중심으로 주위에 퍼져있고, 한양의 시장 모습은 종로를 거닐며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지하철역은 역사의 교차로가 되고, 깊은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켜켜이 쌓여있는 선조들의 발자취를 지하철 노선별로 떠나볼 수 있도록 역사 여행지를 내·외국인에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천지일보DB
서울어린이대공원 ⓒ천지일보DB

즐길거리 가득한 파라다이스
원래 순종의 비 안장된 곳
골프장으로 사용된 적도 

1973년 어린이날 맞아 개장
서울 대표 유원지로 인기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동물원과 놀이, 문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파라다이스.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면 ‘까르르’ 웃음소리가 가득한 이곳. 알록달록 캐릭터가 그려진 풍선이 아이들의 손에 꼭 쥐어져 하늘에 떠 있고, 유모차에 탄 아이들도 유난히 방긋 웃는 공간이다. 젊은이들에겐 데이트 코스가 되는 곳이기도 한 이곳은 ‘서울어린이대공원’이다.

◆처음엔 순종의 비 안장된 곳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역 1번 출구로 나가면, 청기와로 된 전통한옥 양식의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정문이다. 22만평에 이르는 공원 안에는 동물원과 식물원, 놀이기구, 야외음악당과 테마 정원 등이 조성돼 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알차게 꾸며진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로 가득 차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에 환경연못이 있는데 여름이면 연꽃이 피어나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원래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의 비인 순명효황후 민씨가 안장된 유강원(裕康園)이 있던 곳이었다. 살아생전 순종은 이곳을 자주 찾았다. 1921년 순종이 승하하자 능역을 남양주시로 이전했고, 골프장이 들어서게 됐다. 한국전쟁 때 골프장이 폐허가 됐고,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재개장했다.

1973년 어린이날을 기해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테마공원이 없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장소로 꼽혔다.

또한 과거 창경궁 안의 수목원과 함께 서울의 대표 유원지이기도 했다. 자연을 고스란히 살린 동식물원과 분수대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순명효황후 민씨가 안정된 유강원이 있던 터라 내부에는 석물이 남아 있기도 했다. 능동(陵洞)이라는 지명도 바로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천지일보DB
서울어린이대공원 ⓒ천지일보DB

◆당일치기로 다양한 추억 쌓아

어린이대공원의 넓은 잔디밭 곳곳에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심어져 있었다. 특별한 날을 맞아 일부 부스에서는 페이스페인팅이 진행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은 평생 간다라는 말이 있듯,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장이 열리는 공간인 셈이다.

잔디밭에서 후문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놀이동산이 나오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다. 사실 큰 놀이동산에 가는 것은 차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야 하다 보니 큰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심 속에 지하철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이곳은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됐다. 하루 동안 맘 편히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놀이동산에서 걸어 나와서 팔각당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동물원도 나온다. 대형코끼리는 물론 사자, 호랑이, 반달가슴곰 등을 코앞에서 볼 수 있어 이곳 공원에서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다. 맹수는 물론 꼬마동물마을 등 귀여운 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있다.

넓은 공원 중간에는 독특한 재질과 형태를 지닌 조형물들이 마련돼 있다. 전래동화의 내용 조형물도 조성돼 있다. ‘금도끼와 은도끼’ ‘선녀와 나무꾼’ 등 다양한 주제가 가득한 이곳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 다시 대공원 정문 입구가 나온다.

또한 어린이대공원 주변으로는 건국대학교, 선화예술고등학교, 세종대학교 등이 조성돼 있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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