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한일관계, 냉철한 이성적 상황관리를
[시사칼럼] 한일관계, 냉철한 이성적 상황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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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2019년 8월 9일자로 접한 뉴스이다. 독일 함부르크 검찰은 나치 수용소에서 경비를 선 나치친위대 소속 사병인 92세 독일인을 살인방조혐의로 기소했다. 그가 직접 처형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죄수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조력해 살인을 방조했기에 그를 살인기계의 한 작은 축이라고 본 것이다. 독일과 일본의 역사인식에 관해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지난 7월 4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제한조치를 취하면서, 과거의 역사적 상흔과 현재의 경제협력관계를 한데 섞어서 한일 간 대충돌을 야기한지가 한 참 지났으나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일 간의 현안으로 국한해 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동북아 지역정세와 얽힌 난마와 같은 복잡한 문제이다.

이러한 경각지세에서 딱 부러지게 들어맞는 해법이란 있을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위기 앞에서는 국민적 통합의 강력한 힘이 우선이다. 국론분열은 필패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그 대응은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한다. 다양한 해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단기적으로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외교적 해법과 함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경제정책과 교육의 뒷받침을 위한 장기플랜이 필요하다. 결국 원칙으로 돌아가야 하며, 실리외교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국민대통합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평소에 통섭적‧융복합적 문제해결방식을 자주 얘기한다. 특히 학문연구의 경우 울타리를 걷고 단일 사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해 종합적 의견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일 간의 현안에 대해서는 좀 구분해서 접근하는 방법이 어떨까 싶다. 즉 장기적으로는 통섭적 시각으로 준비하되 단기적으로는 현안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우선 식민지시대의 아픈 역사가 유구히 우리의 사상과 삶 자체를 지배(?)하는 것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 일본을 용서하고 말고가 아닌 우리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새로운 비전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자충수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일본이 독일처럼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에게 독일적 정신세계나 역사인식을 갖게 하려면 우리가 일본을 선도(?) 할 입장이 되어야 한다. 일본은 그들의 침략의 역사에 대해 한 번도 사죄하거나 반성한 일이 없다. 신사에 전범의 위패를 안치해 놓고 숭모하는 그들에게 나치전쟁범죄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브란트 수상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스스로 극일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가 정의로운 세계질서를 선도할 수 있는 국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글로벌 협업‧분업의 경제질서를 잘 파악해, 단기적으로는 일본이 스스로 설정한 족쇄를 풀 수 있도록 주변국과의 경제외교적 공조를 이끌어야 한다. 특히 동북아에서의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그 파이를 확장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일본도 동참토록해 모두가 명분을 챙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

장기과제로 안보문제는 동북아지역연합을 통한 안보 구축을 선도하기 위해 선결적으로 동북아경제공동체 조성을 위한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업을 위해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의 개혁도 병행돼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고 원칙을 따라야 한다. 한일 간의 현안에 대한 해법을 결코 감정적‧전투적으로 끌어가서는 안 된다. 냉철한 이성적 판단으로 실리와 명분을 공유하며 함께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승리한 것과 진배없는 무승부전략도 전투 아닌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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