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아베 총리발(發) 반도체 소재 3개 ‘수출관리’로 한국경제의 패닉상태를 경험한다. 항상성(homeostasis)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코스피, 코스탁, 환율 등은 날개 잃은 새의 모습처럼 급강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3세계 국가,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 국내에서 일어난다.  

물론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수출효자 상품이고, 연 매출액이 120조 원을 기록하고 있다. 단일 품목으로 한국 최대의 산업이다. 반도체 칩은 스마트폰, 피시, 고성능 컴퓨터 메모리 등 온갖 장비에 장착되는 부품이다.  

아베(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17년, 2018년, 2019년 등 3년 넘게 에칭가스(불화수소)가 예상보다 많이 수출했다고 한다. 우라늄 농축, 화학무기 원료로 쓰이는 에칭가스 순도 99.999% 소재가 ‘북한에 갔다’라는 논리를 폈다. 아베는 유엔 제재 품목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전혀 다른 반응이다. 청와대가 그런 주장을 하니, 국내 언론은 아베를 폄하하고,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벌리고 있다. 반일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등 600여개가 데모대를 형성하고, 일본 폄하에 열을 올린다.

아베 총리는 文 정권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국제법을 어겼다고 했다. 김명수호(號) 대법원이 국제법을 어기고, 국내 판결을 하듯 재판을 한 것이다. 주심 박상옥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이 부역을 했다.  

법원은 관료조직 원리로 운영한다. 그들은 합리적 성격(a rational character)에 따라 항상성을 유지한다. 막스 베버는 그걸 합리화의 과정(rationalization)으로 설명을 했다. 모든 사회 정책적 문제를 합리화에 따라 개인은 선택을 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헌법 정신으로 운영되는 국가는 정교한 규칙, 수단, 목적, 사실의 문제(matters of factness) 등 합리적 성격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항상성을 쓰도록 법원, 검찰, 경찰, 언론이 그 폭력성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런데 이번 일본발(發) 현실은 법원이 앞장서 항상성을 파괴하고 나섰다. 그리고 검찰, 언론이 부역을 하고 나섰다.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는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한)의 재산, 권리 및  이익’을 함께 봤다. 법원은 그 문서를 정확히 읽어야 했다. 증거 없는 ‘카더라’ 재판으로 요즘 법원이 곤혹을 치른다. 법원 뿐 아니라, 언론과 검찰에도 신뢰가 말이 아니다. 독립 언론은 환경, 즉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 안으로 끌어 들어와야 예측 가능한 사회를 만든다. 아베 일본 총리가 이야기한 정확한 사실을 언론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사실의 문제’를 정확히 규정하지 않고, 사실 자체를 왜곡한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MBC 3노조가 성명을 내 ‘정권 옹위 방송을 하다 하루 광고 매출이 어린이 한 명 유튜브 (방송) 광고액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자탄했다”라고 했다. 지상파 방송의 환경감시 기능을 망각하고, 왜곡된 사실로 선전, 선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검찰의 신뢰도 말이 아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들어서면 검찰이 요동을 친다. 증거는 설렁 설렁이고 정파성만 강화시킨다. 동아일보 김정훈 기자는 〈‘박근혜 피의자 입건’ 노승권 검사장도 사의〉라고 했다. 노승권 검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조사를 현장에서 지휘한 인사이다. 동 기사는 “노 검사장의 사직으로 윤 총장 지명 이후 사표를 낸 검사는 69명으로 늘었다”라고 했다. 검찰의 일처리 과정에서 항상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결과 청와대는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폭력집단으로 남아있다. 항상성을 상실한 정부가 좌충우돌을 한다. 진리, 법, 환경, 통제 등 룰의 향상성 유지(a fixed way)에 문제가 생겼다. 정교하고, 전문성, 특수한 지식일 필요한 영역에 아마추어적 발상이 시도 때도 없이 개입한다.   

청와대는 그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평화경제’라는 말을 꺼냈다. 여전히 북한 사랑이 지나쳤다. 에칭가스로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에 약점 잡혀 이권을 넘겨주는 것이 빈번히 일어난다. 경제는 폭망 직전에 와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매슈 굿맨 선임 부회장이 펴낸 「한·일 갈등 관련 보고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돈키호테식(quixotic) ‘평화경제’”라고 했다. 아마추어 선민의식이 발동한 것이다. 졸지에 한국경제는 항상성을 팽개치고, 제3세게, 사회주의, 공산주의 아마추어 문화로 달려가고 있다. 돈키호테식 ‘평화경제’가 가져다 준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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