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맞아 6·25 전사자묘인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헌화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19.7.2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맞아 6·25 전사자묘인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헌화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19.7.28

북 “南, 한미훈련 중단 또는 해명 전엔 접촉 어려워”

“대화는 북미 간 열리는 것” 북미관계와 분리 재확인

북미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 향방 결정될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최근 친서외교로 미국에 대화의 손짓을 보내면서 남한을 향해서는 연일 무력시위와 비난을 하며 압박을 지속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인 11일 북한이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남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권 국장은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 등을 하기 전에는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군사연습의 이름이나 바꾼다고 이번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 짚었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선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하였는데 도대체 남조선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 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격화니, 중단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특히 “앞으로 대화에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북한의 반응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이 공개된 바로 다음 날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이 때문에 이날 북한의 담화가 북미관계와 분리해 대남 압박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캡쳐.

앞서 전날(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친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친서의 많은 부분은 말도 안 되고 값 비싼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평이었다”며 “단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한 작은 사과가 있었고, 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면 중단될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러한 전략과 관련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에 북한이 한미훈련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과거의 ‘통미봉남’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북한이 재래식 전력 개량을 통한 국방력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무기 실험의 명분이 필요해 표면적으로 남측을 구실로 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무엇보다도 우리 정부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북한의 대남 압박 기조가 이어질 경우 북미관계 진전을 통해 남북관계 ‘선순환’을 이어가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구상 실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결국 오는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된 이후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 진전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의 향배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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