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의 낙마 건으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조기 레임덕(공직자의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논란이 일고 있다.

정 내정자 사퇴 이후로 청와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보통 때처럼 국정운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충격을 애써 감추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간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내게 레임덕은 없다”라고 공언해왔다. 역설적이게도, 이 같은 발언이 나오는 것은 레임덕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서는 정 내정자 낙마로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할 것이며 이 대통령이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대표는 13일 <평화방송>에 출현해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정도가 아니라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아마 정확한 분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역대 정권에서 레임덕이 발생한 시기는 보통 ‘집권 3・4년 차’였다. 레임덕이 발생하는 이유는 주로 ‘인사 문제’ 때문인데 참여정부 시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 강행 등으로 열린 우리당에 공격을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측근 비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이 구속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조기 레임덕을 경험했다.

현 정권의 경우 레임덕 발생은 노 전 대통령 때와 같이 인사 문제로 귀결되는 감이 있다. 노 전 대통령 때와 공통분모가 많아서다. 하지만 그보다는 ‘대권 잠룡’의 조기 행보가 레임덕의 신호탄이라고 보는 해석도 많다.

실제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이 지난 10일 사실상 활동을 시작할 때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풀이가 나오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 정권의 레임덕은 ‘대권 잠룡의 조기 행보’와 ‘인사 난맥상’이 겹쳐지면서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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