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미사일 발사 이유 설명”… 한미훈련 거론 명분 확보 의도
“조만간 김정은 만남 고대”… 유엔총회 전후인 9월경 재개 전망
北, ‘연말까지’ 시한 언급한 바 있어… 3차 북미회담 11~12월 예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데 이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친서 내용을 소개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소식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긴 친서였다. 그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 (한미) 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며 “친서는 또한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훈련이 종료될 때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김정은을 보기를 원한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희망도 밝혔다. 그는 “핵 없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핵실험은 없었다. 미사일 실험은 언제나 단거리”라며 “탄도미사일 실험, 장거리미사일 실험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 실무협상 등을 앞두고 대화 노력이 무산되지 않도록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새벽 북한은 또 다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며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7차례나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 관련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 사진을 공개했다. 이곳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동체는 ‘에이태킴스(ATACMS, 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유사한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분석됐다. 북한이 지난 5월 4일부터 약 3개월 사이에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과 대구경조종방사포에 이어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까지 단거리 3종 세트를 새로 선보인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명분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성과를 무산시킬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어느 정도 눈감아 주고 있는 모습이라는 취지로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북미 간 실무협상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9월 유엔 총회 연설 전후로 실무협상이 이뤄지고 북미 양 정상 간 3차 회담은 11~12월경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까지 시한을 명시한 이유는 그때까지 최대한 유리한 협상 조건을 차지하기 위한 시간 끌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