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영(오른쪽)·박종성 직지원정대원의 생전 모습. (출처: 뉴시스)
민준영(오른쪽)·박종성 직지원정대원의 생전 모습. (출처: 뉴시스)

실동 당시 등산복 브랜드와 동일

한국 관련 소지품도 다수 발견

유족 등 12일 네팔로 출국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10년 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를 등정하다가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故) 민준영(당시 36세)·박종성(당시 42세)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직지원정대는 네팔등산협회로부터 두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보관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시신은 지난달 하순 네팔 정부에서 꾸린 팀이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된 장소도 두 대원이 실종된 장소와 다르지 않았다. 또 두 구의 시신은 실종 당시 두 대원이 입었던 동일한 등산복 브랜드를 입고 있으며, 한국 관련 소지품도 다수 갖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직지원정대와 가족 측은 이들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12일 네팔로 출국하기로 했다. 시신을 확인한 뒤엔 현장에서 화장해 유골과 함께 돌아올 예정이다.

박연수 당시 직지원정대장은 “의상과 소지품으로 봤을 때 두 대원의 시신이 맞는 것 같다. 시신이 발견된 부근에서 실종된 사람은 민준영·박종성 대원 둘 뿐”이라며 “10년간 가슴에 안고 산 대원들을 발견해 슬프면서도 기쁘다”고 밝혔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2006년 충북산악인을 중심으로 결성된 등반대다.

민준영·박종성 두 대원은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2009년 9월 25일 히마랄야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에 직지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정상으로 향하던 중 해발 540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이들은 실종 1년여 전인 2008년 6월 히말라야 6235m급 무명봉을 정복했고, 파기스탄 정부가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이라고 승인하면서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봉우리를 탄생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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