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미 국방부장관, 강경화 장관과 안보현안 논의【서울=뉴시스】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이 9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안보현안 논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에스퍼 미 국방부장관, 강경화 장관과 안보현안 논의【서울=뉴시스】 한국을 찾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장관이 9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안보현안 논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서 호르무즈 항행 자유 언급

국방부 “공식적이고 명시적인 파병 요청은 아냐”

에스퍼, 지소미아와 관련해선 ‘유지’ 희망 입장

정경두 장관 “日조치 한미일 안보협력에 악영향”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이 9일 중동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구성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미국이 한국군의 공식 파병을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지소미아 유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국방장관 회담에서 중동지역의 중요성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국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한국도 호르무즈 해협 방어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한국 국민과 선박도 해협을 이용하고 있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식적이고 명시적인 파병 요청은 아니었다”고 설명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미 간 공식 고위급 채널을 통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거론한 만큼, 사실상 공식요청을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호주와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한국처럼 이 지역 내 이해관계가 있고 물품과 서비스, 에너지가 (이 지역을) 통과하는 나라들이 자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6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에 대한 안전 조치로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 참여 가능성에 대해 “우리 선박도 위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체 판단해서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청해부대의 작전 영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할 경우 국회의 파병 동의가 필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청해부대 파견연장 동의안은 파견 인원을 ‘320명 이내’, 파견 전력을 ‘4000t급 이상의 구축함 1척’으로 명시했다. 때문에 이 규모 내에서의 병력 파견은 국회의 추가 동의가 필요 없을 것으로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이날 회담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해 “지소미아는 한미일 안보 협력에 기여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지소미아 유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일본이 안보상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라는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해 한·일 관계, 한·미·일 안보협력에 악형향을 초래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동맹에 대한 굳건한 결속도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동맹은 철통같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보의 핵심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미 양국은 전쟁 속에서 형성된 유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한미 양국의 방위 협력 증진과 주요 역내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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