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슬림 신성도시 메카에서 8일 연례 순례 개시를 앞두고 수만 명이 대성전의 정육면체 건조물 카바 신전 주위를 돌고 있다. 무슬림이면 일생에 한 번은 꼭 해야한다는 메카 순례는 하지(Hajj)로 불리며 올해는 10일(토) 시작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슬림 신성도시 메카에서 8일 연례 순례 개시를 앞두고 수만 명이 대성전의 정육면체 건조물 카바 신전 주위를 돌고 있다. 무슬림이면 일생에 한 번은 꼭 해야한다는 메카 순례는 하지(Hajj)로 불리며 올해는 10일(토) 시작된다. (출처: 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메디나 일대서 진행
단교한 카타르·적대적 이란에도 비자 발급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 성지순례 ‘하지’가 9일(현지시간) 이슬람의 성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 일대에서 시작됐다.

하지는 이슬람 신앙의 다섯 기둥인 샤하다(신앙고백), 살라트(기도), 소움(금식), 자카트(헌금) 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히다. 신실한 무슬림이라면 평생 한 번 메카에서 성지순례 의식에 참가해야 한다고 여긴다. 성지순례객은 바느질하지 않는 흰 천을 둘러야 한다.

메카 성지순례는 수시로 이뤄지는 ‘움라’와 이슬람력(曆·히즈라력)으로 12번째 달이자 마지막 달인 ‘두 알히자’의 8일부터 매년 정기로 치러지는 ‘하지’로 나뉜다.

음력의 일종인 이슬람력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태양력보다 1년에 약 10일 정도 짧아 하지 시작일은 해마다 그만큼 앞당겨 진다. 올해는 특히 메카 지역의 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한여름에 진행되는 만큼 사우디 당국은 순례객의 건강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부는 올해 성지순례에 약 100개국에서 온 외국인 무슬림 184만명을 포함해 모두 250만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0만명 많은 수다.

이에 두 이슬람 성지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사우디는 안전한 성지 순례를 위해 군경과 의료진, 질서 유지 요원 35만명을 배치했다. 

이슬람 지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는 하지의 중요성을 고려해 단교한 카타르와 적대적인 이란에도 성지순례 비자를 발급했다.

한편 통상 닷새간 진행되는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알마스지드 알하람) 중앙의 육면체의 구조물인 카바를 7바퀴 도는 것(타와프)으로 시작한다. 이날 메카 대사원 내 잠잠 우물에서 성수를 마신다. 메카에 온 예언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일이 심한 갈증으로 울음을 터뜨리자 발아래에서 솟았다는 우물이다.

당시 아브라함의 여종이자 이스마일의 생모인 하갈은 물을 구하러 사파 언덕과 마르와 언덕 사이를 7번 오갔다고 하는 데 순례객은 메카 대사원에서 이를 그대로 본뜬 ‘왕복 의식’을 치른다.

이를 마치면 인근 미나계곡으로 옮겨 쿠란을 읽으며 하룻밤을 보낸 뒤 예언자 모하마드의 마지막 예배 장소였다는 아라파트 산으로 옮겨 낮부터 해질녘까지 기도한다.

이후 무즈달리파로 이동해 노숙하면서 자갈을 7개 줍는다. 이튿날 자마라트에서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이 자갈을 던진 뒤 메카 대사원으로 돌아와 카바를 7바퀴 돌면 성지순례가 끝난다.

성지순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돌 던지기 의식을 치를 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종종 인명 사고가 나기도 한다. 2015년에는 정기 성지순례객들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압사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성지순례 사흘째부터 이슬람 국가는 3일 안팎의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라는 명절을 보내게된다.

이후 성지순례 종료를 축하하고 양이나 낙타를 잡아 이웃과 나누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자카트)을 베푼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