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직원명의 소액 기부..청목회사건과 닮은꼴
檢 "수사 시작단계"..신협 "직원들 자발적 기부"

(서울=연합뉴스) 신협 직원들이 신협법 개정을 위해 일부 의원들에게 조직적으로 입법로비를 한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14일 알려져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신협의 입법로비 의혹은 특히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측이 의원들을 상대로 청원경찰법 개정을 위해 조직적으로 로비했다가 적발된 청목회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기된 것이어서 사실로 확인되면 정치권에 큰 충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일단 이번 검찰의 수사는 중앙선관위의 수사의뢰에 따라 이뤄졌다. 선관위는 지난해 신협중앙회측이 직원들 명의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제공해 온 의혹이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신협 간부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고위급 인사 3명에 대해 기부알선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중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선관위가 후원회 내역에 대한 조사를 벌여 관련자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도 이례적이다.

물론 검찰은 구체적인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시작단계"라며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선관위의 수사의뢰 이후 신협중앙회 본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수사의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무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최소한 8명이 1천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초부터 여의도에 사정 한파가 몰아치는 것 아니냐는 일부 관측도 나온다.

청목회 사건의 경우도 검찰이 1천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거나 청원경찰법 개정안 처리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의원 11명의 후원회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도 강도높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청목회 사건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검찰의 칼날이 또다시 정치권을 겨누게 됨에 따라 정치권의 반발도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신협중앙회측은 이런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지역마다 해당 지역구 의원들과 친분이 있는 만큼 개인별로 자발적으로 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에 대한 후원금 제공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청목회 사건에서도 유사한 방법이 동원된 것으로 조사된 만큼 사법처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경우 선관위의 후원금 조사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것인 만큼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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