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재판국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총회를 열고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 무효소송 재심 등 여러 사건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고 있다. 한편 명성교회 세습 재판 결과는 이날 오후 7시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천지일보 2019.8.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재판국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총회를 열고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 무효소송 재심 등 여러 사건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고 있다. 한편 명성교회 세습 재판 결과는 이날 오후 7시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천지일보 2019.8.5

명성교회, 교단재판국 결정에

“후임목사 청빙, 세습 아니다”

명성교회 교단 탈퇴 가능성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이 교단 헌법 상 ‘위법’이라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의 판결이 났다. 하지만 판결에 따라 담임목사를 새로 청빙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가 사실상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총회 재판국의 결정과는 별개로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명성교회 장로들은 총회 재판국 판결과 관련해 6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명성교회의 후임목사 청빙은 세습이 아닌, 성도들의 뜻을 모아 당회와 공동의회의 투표를 통한 민주적 결의를 거쳐 노회의 인준을 받은 적법한 절차”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노회를 통해 다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지난 5일 장장 1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끝에 김하나 목사 위임 청빙 결의는 교단 헌법상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2년 만에 공식적으로 매듭을 짓게 됐지만, 세습 문제에 대한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먼저 총회 재판국 판결에 따라 명성교회는 소속된 ‘서울동남노회’ 지휘 아래 담임목사를 새로 청빙해야 하지만 새 임원회가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따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근 예장통합 총회는 신임 위원들로 서울동남노회를 새롭게 구성했는데 새 임원회는 명성교회 세습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 임원회를 이끄는 노회장은 과거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통과시켰던 진광교회 최관섭 목사다.

새 임원회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하나 목사 청빙은 합법적으로 통과됐고 노회 인정을 받았다”며 “우리는 끝까지 교회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결과가 발표되자 세습 반대 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국의 판결의 환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 재심 결과가 발표되자 세습 반대 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국의 판결의 환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6

이러한 서울동남노회 새 임원회를 두고 세습 반대 측은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세습 반대를 주장해온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새 임원 선출 과정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며 “명성교회가 자신들 뜻대로 노회 임원진을 다시 구성하면서 ‘도로 명성노회’를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내달 23일 개최될 제 104회 예장통합 총회에서도 충돌이 우려된다. 현재 ‘세습 금지법을 교단 헌법에서 삭제하자’는 안건과 ‘세습 금지를 확대하자’는 안건이 함께 올라와 있어 총회의원 사이의 격돌이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명성교회의 총회 탈퇴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명성교회는 현재 등록신자만 10만명이 넘는 등 예장통합 내 가장 큰 대형교회여서 탈퇴는 교단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교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명성교회가 사실상 수천억을 주무르고 있으니까 지금까지 총회가 쉽게 못 건드렸다”며 “명성교회의 탈퇴가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 알기에 총회도 지금 애타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세습 논란의 중심에 선 명성교회 담임목사인 김하나 목사는 지난 2015년 12월 정년퇴임한 명성교회 설립자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이다.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지난 2017년 3월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청빙되면서 ‘부자세습 논란’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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