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韓경제 투자·수출 모두 위축”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다섯 달 연속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며 하반기 경기가 더 부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7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에 대해 ‘둔화’라고 진단하다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8월 경제동향은 6월 산업활동동향과 고용동향, 7월 수출입동향과 소비자물가동향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번 경제동향에 지난달 시작한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 수출규제 조치 영향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일본 수출 규제를 하방 리스크로 KDI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1% 줄면서 5월 1.2%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KDI는 “광공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2.9%)하고 서비스업생산은 소폭 증가(0.1%)에 그친 가운데 제조업평균가동률도 낮은 수준(71.9%)에 머무르는 등 경기 전반의 부진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6월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2% 증가했지만 전월(3.4%)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내외 수요가 둔화하며 내구재 판매가 감소(-1.9%)했기 때문이라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투자와 수출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대비 9.3% 감소했으며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가 전월(-25.5%)에 이어 18.3% 급감했다. 반도체 산업 관련 설비투자가 크게 부진한 영향이 컸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택 관련 선행지표 감소세도 이어졌다.

KDI는 주택착공 감소폭이 기저효과 등으로 축소됐지만, 주택 인허가는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주거 건축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수출은 11.0% 줄었다. 품목별로 자동차(21.6%)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반도체(-28.1%), 석유화학(-12.4%), 석유제품(-10.5%)이 부진했다.

KDI는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6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8만 1천명 증가한 바 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다섯 달째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악화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비화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면서 우리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