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 (출처=뉴시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 (출처=뉴시스)

전문가, 北탄도미사일 실전배치 임박

미·러, 개발·성공까지 최소 10회 실험

미 “北미사일, 러 유입 정황증거 포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근 북한이 잇따라 쏘아 올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 횟수에 비해 성공률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여기에 러시아의 직접적 기술 지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통신은 “우리나라 서부작전 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2발은 수도권지역 상공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조선동해상에 위치한 무인도를 정확히 타격했다”면서 “이번 위력시위발사를 통해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이번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고도 약 37㎞, 마하 6.9의 속도로 450여㎞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5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25일에는 ‘시험사격’이라고 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위력시위발사’라고 발표한 것으로 미뤄 실전배치가 임박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신형 미사일 실험 이후 보도 때마다 성공을 과시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공개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러시아가 직접 기술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최근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모두 시험 횟수에 비해 상당한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며 “자체 역설계가 아닌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이 높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저고도 활공 비행을 특징으로 하는 해당 미사일들은 러시아가 2000년대 초반 개발한 최신형 이스칸데르 미사일 SS-26으로, 북한이 제3국에서 수입해 역설계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실러 박사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앤 글로벌 시큐리티’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미국과 러시아 등은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성공까지 최소 10회 이상의 비행 실험을 한 반면,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등 최신 무기체계 비행 실험이 모두 10회 미만이었다.

실러 박사는 러시아는 이스칸데르 SS-26을 1990년대부터 개발을 시작해 실전에 투입하기까지 약 15년이 걸렸는데, 북한의 실험 횟수는 그에 비해 턱없이 적다며 “최근 북한의 신형 무기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직접적인 기술 유입이 의심된다”고 추정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신형 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이 러시아로부터 왔다는 정황 증거는 여러 차례 포착됐었다”면서도 “북·러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의 기술 제휴가 이뤄졌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강원도 원산 북쪽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망원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2019.7.2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강원도 원산 북쪽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망원경으로 지켜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2019.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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