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지난 7월 26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北美 판문점 회동 후 4번째 미사일 도발

美, 방북자에 무비자 제한… 소규모 대북제재

“UN총회에 리용호 참석 때 실무회담 가능성”

“한미동맹 와해, 실무협상 목적 추가 도발할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6일 단거리 미사일을 또 다시 발사하면서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총회가 시작되는 9월을 기점으로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까지 북한은 도발을 통한 한미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깜짝 회동이 있고 나서 한달이 지났지만 북미 실무협상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6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벌이며 한미연합연습 훈련에 대한 비난과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압박을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인내심을 가지면서도 한국 내 방북자에 대한 미국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면서 사실상 제재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북한의 지속되는 미사일 도발

북한은 이날 추가 미사일 도발을 하며 그 핑계를 한미에 돌리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았다”면서 “6.12조미공동성명과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북한은 황해남도에서 내륙 상공을 관통해 단거리 미사일을 또 다시 발사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후 북미 실무협상이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가운데 북한은 4번째 미사일 도발을 벌이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심히 대하면서 요행수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북미 대화는 유지하겠지만 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해 와해시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무력화시킴으로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고, 비핵화 협상에 양보된 안을 가져오라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美, 비자 강화… 소규모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

미국 정부는 지난 5일부터 2011년 3월 이후 북한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이력이 있는 경우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미국 방문을 제한하기로 확정했다.

통일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으로 여기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3만 700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 미국을 방문할 때 미국 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해당 목적에 맞는 비자를 신청한 후 인터뷰를 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공무원으로서 공무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경우에만 예외로 인정한다.

미국 측은 지난 2017년 1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지정한 후 미국 국내법에 따라 2015년 비자면제 프로그램 개선과 테러리스트 이동방지법에 근거해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7개 대상국에 이러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소규모의 대북제재를 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산가족 상봉이나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등 인도적교류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미국 비자 강화 조치는 추가 대북제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상용, 의료,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긴급히 미국을 방문할 경우 미 대사관 측의 ‘긴급예약신청’ 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경우 신속한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미 대사관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유엔(UN)
지난 29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유엔(UN)

◆유엔총회, 북미 실무협상 분수령 전망

북미 실무협상이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9월에 열리는 유엔 총회가 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이끄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미 고위급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방콕에서 북한 측과 만날 기회를 갖기를 고대한다”고 말했지만,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오지 않았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미국에 도달하지 않는다. 작은 것이다” 등의 말을 하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대화 기조를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유엔 총회는 내달 17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 총회 연설자로 참석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를 계기로 실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된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시기를 (유엔 총회가 개최되는 시점인) 9월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때까지 북한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버티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미 연합연습 기간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하노이 북미 회담 불발 이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데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지속적인 도발을 할 것”이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년에 핵 미사일 역량 강화를 말한 것도 실행에 옮기고, 내부적으로 대내 결집 목적으로도 도발을 계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0년 11월 서해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 모습. (출처: 연합뉴스)
지난 2010년 11월 서해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 모습.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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