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자국 인터넷 사이트에 국가 도메인 `.kp'를 쓰기 시작했다.

13일 현재 북한의 공식 포털사이트 `내나라'에는 영문 도메인인 `www.naenara.com.kp'가 부여돼 있다.

종전에는 조선컴퓨터센터의 약자(KCC)에서 딴 것으로 추정되는 `www.kcckp.net'이나 숫자로 된 IP주소로 이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내나라'가 북한 사이트인지, 사이트의 본래 이름이 무엇인지는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반면 새 주소는 북한 연상 효과와 접근성이 크게 높아져 11일 4천여명이던 `내나라' 방문자수가 12일에는 약 6천500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내나라'에 접속하려면 예전의 도메인이나 IP주소를 알아도 프록시서버로 우회해야 했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는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 사이트에 대한 해외의 접근성을 높이고 체제선전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 같다"면서 "최근 들어 북한이 인터넷을 통한 체제 선전에 부쩍 관심을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나라'에 들어가면 첫 화면 상단에 `김정일령도자의 혁명활동소식'이라는 제목 아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활동 소식이 모아져 있고, 그밖에 대남선전용 기사와 북한의 정치.경제.생활 등에 관한 정보가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9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북한의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사이트에도 `www.friend.com.kp'라는 주소가 새로 부여됐다.

역시 국내에서 접속되는 이 사이트는 주로 북한의 외교활동 소식과 대남선전 기사들을 다루며, `내나라'와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등에 링크돼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사이트에도 `.kp' 형태인 영문 도메인 `www.star.edu.kp이 부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IT전문매체인 IDG의 마틴 윌리엄스 도쿄 지국장에 따르면 `내나라', 중앙통신 및 대외문화연락위 사이트 등 7개는 북한 내 서버를 쓰지만 `우리민족끼리' 등 16개 사이트는 중국, 일본 등의 서버를 이용한다.

13일 오후 현재 `내나라'와 대외문화연락위원회 사이트는 새 주소로도 국내에서 접속되지만 중앙통신의 새 도메인은 이미 차단된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북한 사이트를 차단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수일 내로 심의위 결정을 거쳐 차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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