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루 새 2.6% 급락… 1940선 후퇴
코스닥, 7% 이상 폭락… ‘사이드카’ 발동도
원·달러 환율도 1215.3원, 3년여만에 최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의 경제 보복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5일 하루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닥은 무려 7% 넘게 폭락했고 코스피도 1950선이 무너지며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의 ‘블랙 먼데이’가 재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998.13)보다 51.15포인트(2.56%) 내린 1946.98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40선으로 후퇴한 것은 지난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약 3년 1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615.70)보다 45.91포인트(7.46%) 내린 569.79에 장을 마쳤다. 하루 새 7% 이상의 낙폭을 기록한 것은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또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2016년 6월 24일 이후 약 3년 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사이드카’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직전 매매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동시에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사이드카가 발동될 경우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종가기준 1298조 2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 2일의 1331조 7천억원보다 33조 5000억원 줄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197조 9000억원으로, 2일(213조 5000억원)보다 15조 7천억원이 감소했다. 이날 하루 동안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50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연기금이 52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시장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기금은 지난 2일에도 4625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었다.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2011년 8월 9일(5789억원) 이후 약 8년만의 최대치였다.
증시 폭락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하루만에 17원이 급등한 1215.3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3월 9일 1216.2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 주식시장이 패닉(공황)상태다. 코스닥과 원화가치가 아시아 각국 대비해 급락한 우리나라의 경우 미중 무역 분쟁 격화에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환율급등은 여기에다 국내 경기 불확실성 등이 겹친 영향이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만큼 향후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