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폭염경보가 발효된 5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 있는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더위를 피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8.5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폭염경보가 발효된 5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 있는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고온다습, 쉽게 지치고 힘들어”

“열대야로 밤잠 제대로 못 자”

아프리카인 관광객도 더위 호소

폭염 대비책 마련 요구도 나와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이게 사람 사는 날씨가 맞는지 밖에 나가면 숨이 막힐 정도로 너무 더워요. 정말 용광로가 따로 없다니까요.”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5일 정복희(60, 여)씨는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대야 때문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마철이 끝난 후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광화문광장에는 선글라스와 양산, 휴대용 선풍기로 뜨거운 햇볕과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이 여럿 보였다. 부모와 함께 나들이 나온 아이들은 무더운 날씨 탓에 광장에 있는 분수대에 뛰어들어 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울·세종·부산·대구 등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지역별 최고 기온은 서울 35.9도, 인천 34.0도, 이천 37.3도, 대전 36.0도, 대구 36.2도, 광주 34.7도, 제주 30.0도 등을 기록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던 김혜지(22, 여)씨는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야 할지 망설였다”면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약속이기에 할 수 없이 나왔다. 이런 더위는 친구와의 약속도 고민할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5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한 시민이 선글라스와 양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5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한 시민이 선글라스와 양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폭염은 서울에 관광을 온 아프리카인도 힘들게 했다. 네 명의 친구들과 함께 관광차 한국을 방문했다는 헬리번(29, 여)씨는 예상치 못한 더위에 당황했다고 입을 뗐다.

그는 “한국은 아프리카보다 덜 더운 곳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정말 더운 것 같다”며 “오늘 서울 경복궁이랑 여러 곳을 투어하기로 했는데 더워서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온도가 높고 습해서 조금만 이동해도 사람이 쉽게 지치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 여름을 잘 보내려면 이 무더위에서 살아남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트리샤(29, 여, 아프리카)씨는 “한국이 아프리카보다 더 더운 곳인 것 같다”며 “오늘 땡볕에 계속 돌아다니다가 더위로 쓰러지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고 했다.

무더운 날씨 탓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대형서점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위를 피하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객들을 위해 비치된 자리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꽉 찼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폭염경보가 발효된 5일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대형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폭염경보가 발효된 5일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대형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 2019.8.5

책을 읽고 있던 박선자(가명, 50, 여)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도저히 밖에 있을 수 없었다”면서 “여름에는 서점만큼 더위를 피하기에 좋은 장소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서점을 찾은 시민도 보였다. 김정호(가명, 40, 남, 서울 중구)씨는 “휴가철에 특별히 다른 곳을 가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책도 볼 겸 서점에 나왔다”며 “평소 일 때문에 아이들과 자주 못 보는데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내면서 더위도 피하고 일석이조의 시간인 것 같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김씨는 “작년에 작은 아들이 폭염이 심한 날 밖에서 뛰어 놀다가 쓰러진 적이 있어 이번 폭염도 걱정이 된다”며 “정부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 다치지 않도록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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