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일(對日) 결의안’ 시기 놓치고도 상대 탓하기
[사설] ‘대일(對日) 결의안’ 시기 놓치고도 상대 탓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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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시성(適時性)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사전적 정의는 ‘경비수단의 원칙의 하나로서 경비사태 발생시 실력을 행사할 경우 상대군중보다 유리한 지점과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경찰행위에서 의미다. 하지만 널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적시성의 원칙’은 ‘의사결정 및 집행 등을 함에 있어서 그 처리는 시기에 적합해야 한다’는 것인바, 이는 공행정이든 사행정이든 모든 조직과 집단의 경우 두루 적용되고 있는 보편적인 원칙인 것이다. 

쉽게 풀이하면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적기에 행하라는 의미인바, 그 당연한 원칙을 국회에서는 실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기간 국회가 공전하다보니 시급한 법률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오랜 기간을 끌고 있는 정부 추경안도 그 예에 해당되지만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일본 보복적 수출규제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이 결의안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보복 조치가 취해진 지난 달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본회의 자체가 늦어지는 바람에 일본 정부가 결국 보복 조치를 의결하고 나서야 우리국회에서 바뀐 내용을 수정해 의결했으니 뒷북을 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3일 일본 외무성 부대신(차관급)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대일 경고성 성명을 두고 무례하다는 등 외교상 크게 결례되는 엉뚱한 짓을 하는 일본이다. 그러한 판국에 일본정부에서 한국국회의 의결대로 따르겠나마는 그래도 우리국회에서 일찍이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즉각 철회’를 촉구 의결했다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회에서 여야는 추경안 처리가 우선돼야 한다느니 안보 청문이 먼저니 당리당략을 앞세운 것이다. 큰 물줄기를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반복하다가 결국 실기하고 국회가 망신만 당한 것이다.

국회는 여야 공히 일본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대책을 상임위 의결 후 11일간 허비하면서  뒷북 대응했다. 잘못되니 서로 상대당을 탓하며 적기를 놓친 유책이 있음을 떠넘기는 등 한심한 작태를 이어가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다. 거듭 언급하지만 국회가 법률안과 예산 등 처리에 있어서 국가와 국민이익이 먼저지 자기당의 이익을 우선해서는 안 되고 의결에 있어서 실기하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누워서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꼴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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