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출처: 연합뉴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출처: 연합뉴스)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박찬경·임민욱 작품 철수 의사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등의 전시를 중단한 것에 항의해 본전시에 참여한 다른 한국인 작가들도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다.

박찬경·임민욱 작가는 지난 3일 트리엔날레 사무국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들의 작품 철거 및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 미술계 인사가 4일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박찬경 작가는 ‘소년병’ 작업을, 임민욱 작가는 ‘아듀 뉴스’ 작업을 출품했다.

두 작가의 요청으로 이날 미술관을 방문한 이 인사는 ‘검열에 반대한다’고 적힌 전시 소식지를 각자 전시공간에 붙이려 했다. 하지만 트리엔날레 측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일단 무산됐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등 전시를 중단한 것에 항의해 본전시에 참여한 박찬욱·임민욱 작가가 4일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두 작가의 전시장에 붙이려던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쓴 행사 소식지. (출처: 연합뉴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등 전시를 중단한 것에 항의해 본전시에 참여한 박찬욱·임민욱 작가가 4일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두 작가의 전시장에 붙이려던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쓴 행사 소식지. (출처: 연합뉴스)

이 인사는 “두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 작업이 한 시간이라도 관람객에게 보이길 원치 않는다 했다”면서 “전시 중간에 이렇게 작품을 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검열이며 가벽을 세워 막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국제예술제인 아이치트리엔날레 측은 지난 3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오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가 오늘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중단된다”고 밝혔다.

오오무라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시에 항의하는) 팩스와 메일, 전화가 사무국을 마비시켰다”며 전시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아사히신문,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의 전시 중단 결정에 따라 이날부터 전시장은 닫힌 상태다. (출처: 연합뉴스)
4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의 전시 중단 결정에 따라 이날부터 전시장은 닫힌 상태다. (출처: 연합뉴스)

이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에 출품된 전체 작품이 다음 날부터 중단된다.

이번 전시를 두고 일본 정부 인사들의 전방위적인 압력과 우익 세력의 집단 항의가 있었지만, ‘평화의 소녀상’이 최초로 전시됨에 따라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전해졌다.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자 소녀상을 제작했다. 그동안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한 현대 미술품을 모은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그 후’의 출품작 중 하나다. 일본 공공미술관에 처음 전시된 사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전날부터 일본 정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관방장관과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은 연이어 전시를 문제 삼았다. 특히 나고야 시장은 전시장을 방문,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망언까지 쏟아냈다. 우익 성향의 네티즌들도 뉴스를 퍼 나르면서 소녀상은 일본 온라인상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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