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종말 촉진하는 행보 이어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정치세력화가 연신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올해 초부터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과 동시에 노골적으로 기독자유당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는 등 여러 정치적 언행으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기독자유당의 원내 진입을 위해 올해 3월 기독자유당과 MOU를 맺고 지지를 공식화하는가 하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전국 ‘253개 선거구 지역 연합’도 손수 조직했다. 각 지역구에 한기총 관계자를 세워 두고 ‘애국 기도회’를 하면서 기독자유당을 홍보하겠다고도 했다. 이는 공개적으로 한기총의 정치개입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에 한기총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기독교 매체가 한기총으로 비롯된 정교유착 관계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최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 이사장 유길수, 원장 김영주)은 월간지 기독교사상지에서 ‘특집-한국 기독교와 현실정치 사이’를 마련해 한국 기독교와 현실정치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형국을 가늠했다.

기독교사상지에서 서원대 명예교수 김성건 박사는 먼저 이론적으로 정교분리의 원칙은 무엇을 뜻하며, 정치와 종교는 어떤 관계에 놓여 있어야 적합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정교분리의 원칙은 정치가 종교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미지, 종교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김 박사는 “한국 기독교의 올바른 정치참여를 위해 보수진영은 군사독재정권에 협력한 일과 졸속으로 기독교 정당을 창당한 것 등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진보진영은 현실정치에 너무 깊게 참여한 결과 필요한 비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원 배덕만 박사는 한기총의 지난 30년 역사를 ‘탄생-변화-위기-종말’이라는 키워드로 간략하게 정리하며 한기총의 정체성을 파악했다.

배 박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88선언’ 이후 이 선언의 반대 세력이 교회협을 대체할 조직으로 1989년에 만든 한기총은 초창기에 영향력이 제한적이어서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대형교회 목사들의 참여와 군소 교단들의 대거 가입으로 급속히 대형 조직으로 변모했으며, 진보 정권이 출범한 이후 위기의식의 발로로 인해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기총은 ▲특정 이념과 정권 편향 ▲세습 등 부패한 교회에 대한 지지 ▲이단으로 명시된 단체 가입, 금권선거 등의 문제로 여러 내부 조직들이 탈퇴를 결정함으로써 군소교단들의 연합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배 박사는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서는 친정부적 태도를 극명하게 보였던 한기총은 문재인 정권의 등장과 박근혜의 구속으로 수구 세력은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으며,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에 당선돼 이단을 받아들이고 각종 극우 정치적 발언을 일삼으며 종말을 촉진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이진구 박사는 해방 이후 주요 종교들이 현실정치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정교분리 원칙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정리하며 최근 한기총의 정치적 행보가 지닌 의미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