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교 일대 우범지대 우려감↑
타지역 사례 활용하면 개선될 듯
“근처 주민들 민원으로 밝기 낮춰”
[천지일보 의정부=손정수 기자] “해 질 무렵이지만 어둠이 엄습해 혼자 운동하기는 무서워요. 특히 밤에는 가로등 불빛이 어두워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이 될까 걱정됩니다.”
지난 3일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 중랑천변에서 만난 심영미(가명, 53, 호원동)씨는 이같이 말했다.
걷기 운동을 하던 그는 “해가 지고난 후 운동을 할 때는 두려움 때문에 발길을 재촉하게 된다”며 “밤 10시가 넘어가면 그나마 켜져 있는 가로등도 꺼져서 깜깜해 걷는 것마저도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운동을 위해 걷는 곳에 가로등이 없고 멀리 떨어진 둑 위에 가로등이 설치돼 있어 불편함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시 호원동 호암교를 중심으로 회룡역 경전철 지점에서 범골역 다리까지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중량천변을 따라 공원이 조성돼 있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민 건강증진을 위해 마련된 걷기 운동 공간(호암교 하천 주변)에 설치된 가로등 불빛이 밝다는 인근 아파트 주민의 민원으로 인해 가로등의 밝기를 낮춘 바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무더운 낮을 피해 주로 퇴근 후 야간에 운동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이 너무 어두워 신변의 위협까지 느낄 정도라며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지자체의 사례로는 대전광역시에 따르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셉테드 기법을 2017년 적용해 사업을 완료한 ‘도심으로 돌아온 등대(Ⅰ)’를 모니터링한 결과 전년 대비 범죄율이 78% 감소하고, 범죄예방 효과에 80%이상, 야간 취약지역 개선에 65%이상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범죄예방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러 타 시군에서는 셉테드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로등이 어두워 범죄 우려가 되는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에도 시와 주민들의 협의를 통해 이와 같은 모범사례를 활용하게 된다면 시민들의 걱정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호원동에 사는 이주미(가명, 46)씨는 “직장인들은 대부분 퇴근 후 밤에 운동하는데 조금 더 밝은 가로등이 있으면 주민들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중랑천변의 밝은 가로등 불빛 때문에 인근 아파트 2∼3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밝기를 낮췄다”며 “하천변에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고 둑 위에 설치한 것은 장마로 인해 가로등이 물에 잠겨 위험에 노출될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도 예산이 잡히면 일반 조명이 아닌 경관 조명을 추가로 설치해 운동을 나온 주민들의 불편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