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태국 방콕 센타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굳은 표정으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떨어져 있는 고노 다로 일본 외상 사이에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웃으며 분위기를 풀려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8.3
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태국 방콕 센타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굳은 표정으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떨어져 있는 고노 다로 일본 외상 사이에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웃으며 분위기를 풀려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8.3

한일 양측에 ‘현상동결 합의’ 등 일종의 휴전 제안

적극적 중재엔 선 그어… “양측 스스로 해결 원해”

아베, 백색국가에 韓 제외 결정… 文 “단호히 대응”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이 2일(현지시간) 한일갈등 해소를 위한 관여 입장을 나타내며 ‘창의적 해법’을 한일 양국에 주문했다. 미측은 북핵 문제 등 중요한 사안을 앞에 두고 한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태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확전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국시간으로 2일 일본은 각료회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한국 대법원의 일본기업에 대한 강제동원 배상판결을 놓고 일본이 2차 보복을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 측은 한일 간 분쟁을 멈추는 휴전제안인 ‘현상동결 합의(standstill agreement)’를 양측에 촉구하며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나섰지만 일본의 2차 도발로 인해 중재가 이뤄지지 못했다.

미 국무부는 “이 문제에 대한 관여를 지속하고 있다”며 “한일 간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됐고, 양측이 창의적 해법을 위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측은 한일 간 시간을 갖고 상호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권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이러한 미국의 만류에도 2차 경제보복을 강행했다. 한국도 이에 대한 맞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아베신조 총리의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각의 결정에 대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나가겠다”고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강제노동 금지’와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대원칙을 위반하는 행위, 일본이 G20 회의에서 강조한 자유무역질서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 등을 강력하게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귀책사유가 일본에 있음을 강조하며 “더 이상 일본에 지지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양측의 관여에 나섰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태국 방콕에서 강경화 외교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고노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3자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관계는 강하며, 북한의 비핵화에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목이 미국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측도 확전 방지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한일 양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관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측의 요청이 있어야 좀 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임을 밝혔고 그 전까지는 확전 방지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제시하며 일종의 휴전인 현상동결 합의를 제시하는 수준으로 그칠 것임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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