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누리양. (제공: 충북지방경찰청)
조은누리양. (제공: 충북지방경찰청)

실종지 1.5㎞떨어진 보은 야산서
실종 당시 그대로 모습으로 발견
다리에 상처 많지만 의식은 정상
어머니 “한 시도 희망 놓지 않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지난달 23일 청주에서 가족 등과 등산을 하던 중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2일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실종 신고 10일 만이다.

경찰·소방당국과 함께 수색에 나선 육군 부대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조양이 실종된 장소로 추정되는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위쪽을 920m 떨어진 산에서 조양을 찾았다. 정확한 행정구역은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35번지다. 도보로 이동했을 경우 최초 실종지에서 1.5㎞ 거리다.

세종시에서 수색 지원을 나온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 원사가 데리고 간 군견이 조양을 극적으로 찾아냈다.

조양을 발견한 박 원사는 “조양이 맞느냐”고 물었고, 조양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조양은 회색 티셔츠와 검정색 반바지, 파란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실종 당시 모습 그대로였다.

2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야산에서 구조된 조은누리(14)양이 오후 5시께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조양은 눈을 깜빡거리며 비교적 양호한 건강 상태를 보였다. (출처: 뉴시스)
2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야산에서 구조된 조은누리(14)양이 오후 5시께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조양은 눈을 깜빡거리며 비교적 양호한 건강 상태를 보였다. (출처: 뉴시스)

박 원사는 “그동안 산악 및 수색 작전에 경험이 많은 기동수색대대 장변과 군견을 투입해왔는데 다행히 조양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양은 의식과 호흡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다리엔 나뭇가지 등에 긁힌 듯 한 상처가 났다. 당국은 건강 상태를 정밀 체크하기 위해 청수 시내 충북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조양 실종 사건을 담당한 신희웅 청주상당경찰서장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었고, 칡넝쿨 등 숲이 우거져 있어 앞을 분간하기도 어려운 장소였다”며 “조양이 발견된 곳은 수색대가 7일 차부터 수색했던 곳이다. 이틀 전부터 보은군청 공무원이 투입돼 수색 범위를 보은지역으로 넓혔다”고 설명했다.

신 서장은 “조양이 하산하다가 무슨 사유에 의해 산속으로 들어간 뒤 장시간 헤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양의 무사귀환이 확정되자 조양의 어머니는 “모든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 탈수 등의 걱정은 없었다”며 “단 한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실종 11일째인 2일 오후 2시40분께 충북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군 수색대에 의해 생존한 채 발견됐다. 합동수색본부에서 딸의 생존 소식을 전해들은 조양의 어머니가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23일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실종 11일째인 2일 오후 2시40분께 충북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군 수색대에 의해 생존한 채 발견됐다. 합동수색본부에서 딸의 생존 소식을 전해들은 조양의 어머니가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청주 모 중학교 특수학급에 다니는 조양은 지적장애 2급이고 자폐 증세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30분쯤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조양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양은 어머니에게 “벌레가 많아 먼저 내려가겠다”고 하고 앞서 산을 떠나던 중이었다. 조양의 가족은 무심천 발원지를 둘러보고 1시간 30분 뒤 산에서 내려온 후 조양을 찾았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경찰은 실종 신고 다음 날인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후 소방·군 인력에 드론까지 동원돼 조양을 찾아 나섰다. 이번 수색에 투입된 연인원은 경찰 2678명, 군 장병 2366명, 소방 특수구조대 469명, 기타 286명 등 5799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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