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펌프장 수몰 3명 모두 숨져… 경찰, 수사전담팀 구성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 현장 수몰지에서 실종됐던 2명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양천구청은 1일 오전 5시 42분과 47분에 실종됐던 시공사 직원 안모씨와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구조작업 21시간 만이다.

지난달 31일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서울 양천구 빗물배수시설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3명이 거센 비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당일 오전 8시 24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고립된 작업자 중 협력업체 직원인 구모씨를 발견했으나 그는 심정지 상태였다. 구씨는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종된 시공사 직원 안모씨와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 등을 찾기 위해 차량 62대와 인력 271명을 투입, 이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한제현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7시 10분쯤 작업자들이 확인 차 빗물배수시설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그러나 폭우로 현장 상황이 위험해지자 이를 알리려 했으나, 45m 깊이의 지하에서 이동하는 것이라 연락이 되지 않아 안씨가 직접 내려갔다가 같이 고립됐다”고 설명했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의 지하 40ｍ 깊이까지 내려가기 위해 크레인도 동원됐다. 잠수부들도 수색을 위해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구조자 유실 방지와 구조대 안전 등을 위해 빗물을 빼내지 않고 구조 작업을 벌이다 사건 당일 늦은 오후부터 배수를 진행해 수위를 낮췄다. 1일 오전 4시 30분쯤 수심이 1.5m 이하로 얕아진 후 수난 구조요원이 들어갔고, 남은 실종자 2명을 찾았다.

사고가 난 배수시설은 지하에서 총 길이 3.6㎞, 폭 10m의 터널구조로 이어져 있다. 총 3개인 유입수직구에 일정 수위 이상 빗물이 모이면 자동으로 수문이 개방돼 터널로 배수가 이뤄지는 구조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약 7시 40분쯤 수문이 열렸고, 이 사실이 시공사 측엔 전달됐으나, 지하에 있던 직원들에게는 무전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관할서인 서울 양천경찰서는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정식으로 수사에 들어갔다.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15명이 참여하는 수사전담팀은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10명 이상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배수 작업이 끝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등과 함께 합동 현장감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관련 문서 등을 확보해 현장 관계자와 관할 관청 등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