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태국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 태국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日, 이미 정해졌다는 반응

강경화 “시간 여유 필요”

美 한일갈등 중재여부 주목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이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수출우대국가)’ 제외 결정을 하루 앞둔 1일 태국 방콕에서 만나 최종 담판을 벌였지만 일본은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렇게 되면 2일 일본은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일갈등은 확전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중단 요구했지만 확답 없어”

강 장관은 이날 고노 외무상과 회담을 마치고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중단해달라고 요청은 했다”며 “만약 결정이 내려지면 한일관계에 올 엄중한 파장에 대해서도 분명이 얘기했다. 하지만 확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한일 외교회담에 대해 “우리는 기존 수출규제 문제와 함께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한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했지만 큰 변화는 있지 않았다”며 “양측의 간극은 아직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백색국가에서 한국이 배제되면 양측의 관계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일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2일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며 “이미 정해진 것이니까 변화는 어렵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 군사정보협정에도 영향 갈듯

강 장관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를 결정하면 한국 정부는 대응 방안으로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재검토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소미아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이 맺은 첫 군사협정이다. 지난 2016년 11월 체결 이후 지난 2년 동안 자동 연장돼 왔다. 하지만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경제보복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소미아에 대한 파기도 예상된다. 동북아 안보 질서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강 장관은 “각의 결정이 나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조치인 만큼 한일 안보의 틀에서 여러 가지 요인들을 우리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美, 중재로 ‘휴전협정’ 제안했나

한일갈등 국면이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 장관은 협상을 위한 시간적 여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미국이 한일 양국에 추가 보복행위를 중단하는 휴전협정을 제안했다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한일 간 분쟁에 대해 양국에 휴전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에게 “수출규제와 강제징용을 협의해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보통 국가 간에는 협의를 통해 해결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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