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일본 고노다로 외무상 모습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DB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일본 고노다로 외무상 모습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DB

한일, 양국 입장만 반복

韓 “백색국가 제외 중단”

日 “양측 간극 상당히 커”

백색국가 제외시 사태악화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본 정부가 2일 백색국가(수출우대국가)에서 한국 배제 결정을 앞둔 가운데 1일 태국 방콕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렸다. 하지만 양국은 원론적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별다른 소득 없이 회담이 마쳐졌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기 전 미국의 중재설이 나왔고 한국 정부의 외교적 해결을 무시했던 일본이 대화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결국 반전은 없었다.

회담 직후 외교부 당국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 측에 백색국가 제외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고노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양측 간 간극은 아직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현지시간 오전 8시 47분부터 1시간 동안 열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상황이 상당히 엄중하고, 강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밝혔듯이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일본이 수출보복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일본 측과 협의하기 위해 ‘한일 기업 기금안 마련 방안’ 등을 일본 측에 제시했지만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그 결과와 책임이 일본 측에 있다”고 봤다.

이어 그는 “충분히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제 일본 측의 반응을 보면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화문은 열어놓고 한일관계를 위한 일본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한 것이다.

이날 회담은 한일 양국이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이 회담이 마쳐지면서 회담이 이뤄졌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일 외교회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이 하루 전에 외교부를 통해 확인됐지만 한일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상황 진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더 컸다.

한미일 동맹 관계에서 미국이 한일 갈등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다자외교 무대인 아세안안보포럼(ARF) 참석 계기 양국 외교장관은 서로 만났다는 모습만 내비친 꼴이 됐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한일 갈등을 더 심화시킬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사태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를 최종 결정할 경우 한국 경제 산업 분야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양국의 관계는 종잡을 수 없이 간극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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