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1

“수문개방, 지하에 알릴길 없었다”

완공 전 시험가동 중 사고 발생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장에서 사망·실종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형적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 현장에서의 안일한 대응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소방당국과 관계사에 따르면 31일 오전 8시 24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빗물 저류시설 수로의 유지관리 수직구 인근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협력업체 직원인 구모씨를 발견했으나 심정지 상태였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함께 작업하던 현대건설 직원 안모씨와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 등 2명은 실종됐다.

조사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일상 점검 업무를 위해 지하 40m 깊이의 수로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주처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따르면 협력업체 작업자 2명은 오전 7시 10분쯤 터널 내 전선 수거 방법 파악을 위해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 폭우로 인해 저지1수직구와 고지수직구에 있는 2개의 수문이 자동으로 열린 것은 각각 오전 7시 40분과 오전 7시 44분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1

수문은 하수관로 수위의 50%와 60%가 차오르면 자동으로 개방되도록 설정돼 있었다. 당초 매뉴얼 상에는 70% 상태에서 개방되도록 돼 있었으나 시운전 상황에서 하향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문 개방과 동시에 터널 안으로는 약 6만톤의 물이 흘러 들어갔고, 터널 내 수심은 4m 안팎으로 급상승한 것으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추정했다. 폭우가 내리면서 수문 개방은 이미 확실시 됐으나, 작업자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천구는 오전 7시 31분 시운전 업체와 7시 38분 현대건설에 각각 수문개방 예정을 통보했다. 수문개방 통보를 받은 현대건설은 오전 7시 43분경 현장 내 상황을 전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현대건설 직원 1명은 앞서 들어간 작업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7시 50분경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가 실종되고 말았다.

수문 개방 사실이 통보됐는데도 작업자들에게 전파가 안 된 이유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시공 상황에서는 상부에서 하부로 전달 가능한 연락망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작업자들이 터널로 들어갈 당시 호우주의보가 없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하지만 오전 5시 기상청이 서울 지역에 이틀간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한 점을 감안하면 대처가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번 사고와 관련해 비가 오는 상황에 위험한 작업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인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31

한편 사고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양천구와 시공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반발했다.

현대건설 측은 “양천구청의 연락을 받고 수문이 열리는 것을 시스템을 통해 확인했지만 수문을 닫을 권한이 없고 작동법도 알지 못했다”고 했다.

양천구청은 “현대건설 직원이 수문을 조작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조작 권한이 없다는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사가 완료되기 전에는 양천구와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시설 운영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현장에 있던 실종자 가족은 “수문을 닫아야 하는데 서로 어떤 조치를 해야겠다는 소통을 하지 않은 것인가”라고 물으며 “인명이 달린 문제인데 상황실을 운영하는 업체나 구청이나 현대건설이 다 따로 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3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중부지방에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작업자 3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자 1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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