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정치권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서 사퇴 기자회견 도중 두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정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이후 경력과 재산문제,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됐다'며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는 성현의 말씀을 위안삼아 사퇴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사퇴문을 통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도 “이번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저의 경력과 재산문제, 모든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되고 철저하게 유린당해 왔다”고 토로했다.

앞서 그는 “평생 소신에 따라 정직하게 살아오면서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주어진 직분에 충실했으며 남에게 의심받거나 지탄받을 일을 일절 삼가는 등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고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 정치에 곁눈질하지 않고 살아온 제가 검찰에서 정치적으로 특정 대선후보에게 도움을 준 것처럼 왜곡하거나 민정수석 재직 시 전혀 관여한 바 없는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관련된 것처럼 허위주장을 일삼고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데 대해선 개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재산 문제와 관련해선 “집이 없어 전세를 살던 시절 전세기간 만료로 여러 차례 이사한 사실조차도 투기 의혹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고는 집이 없어 이사를 많이 했던 것까지 흠이 되는 현실에 비애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단 한 분의 청문위원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청문회에 임해 제 진정성을 국민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었으나 저 한 사람으로 인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향후 초래될 국정의 혼란을 생각하니 차마 이를 고집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는 성현의 말씀으로 위안을 삼으며 이 자리를 떠난다”며 뼈있는 말을 남겼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