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업계, TF 조직해 대응책 고심

반도체 소재 신규 조달처 물색

불화수소 품질성능 시험 착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첨단 소재 3종의 수출 규제를 발효한 지 내달 1일로 한 달을 맞이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 중 해당 소재를 수입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국에 수출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EUV용 포토 리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강화된 수출규제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승인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예고에 이어 4일부터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반도체 소재 수출에 규제 조치를 시작했다.

일본 기업이 해당 핵심 소재 3종을 한국으로 수출할 때마다 당국의 심사 및 허가를 받도록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수출규제 전까지는 3년 단위로 포괄적 허가를 내줬으나 개별, 건별 허가 방식으로 전환했다.

수출 허가 신청과 심사는 90일 정도 걸릴 전망이며, 수출 불허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3종 소재 모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매우 중요해 우리나라 핵심 산업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에칭 공정에 쓰이는 불화수소 가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파이브 나인’(99.999%)급의 불화수소를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산 외의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품질성능 테스트에 착수하면서 일본에 대한 소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조달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내부에 TF를 조직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5박6일 간 일본 출장을 통해 현지 경제계 관계자들을 만나 삼성 입장을 전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 중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목한 3개 소재의 긴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확보한 물량이 현지 소재 생산업체들로부터 직접 수입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도 지난 21일 반도체 원자재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해 협력업체 경영진들과 만나 원자재 수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다음 달 2일 한국을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도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한국 기업은 개별 품목을 수입할 서류를, 일본 기업은 수출하기 위한 서류를 일본 정부에 각각 제출해야 한다. 백색국가에는 미국, 영국 등 총 27개국이 지정돼있으며, 우리나라는 2004년에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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