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잇따라
자유무역 강조하며 지지 호소
고노 日외무상 면담 이뤄지면
보복조치 후 외교수장 첫 대면
한미일 3자 회동 가능성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연쇄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전 출국한다.
강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회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국하는 강 장관은 다음 달 1일 한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 2일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회의, 3일 한국-메콩 외교장관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이행 강화 전략에 대해 아세안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2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도 강 장관이 참석해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지역정세·국제정세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자유무역질서를 위한 각국과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연쇄 외교장관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는 자유무역질서를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 보복성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려 지지를 확보하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5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채택하는 의장 성명 등 문서에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부분적으로라도 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정에서 주목받는 것은 고로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만남이 성사될 지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만남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동도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강 장관은 전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고노 외무상도 마찬가지”라고 답한 바 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될 경우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지난 4일 반도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등 보복성 조치를 벌인 이후 양국 외교 책임자가 대면하는 첫 순간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쇄 회의 기간인 다음 달 2일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처리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만남 성사 여부만으로도 엄청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ARF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한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추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