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딸 KT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2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딸 KT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2

검찰 “김 의원 직접 지원서 내”
전날 공개된 공소장 내용 반박
“딸 파견직 권하는 아비 어딨나”
“입사과정 중 불공정은 사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딸 KT 부정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딸의 이력서를 준 사실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부인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2011년 3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서유열 KT 홈고객부문 사장에게 김 의원이 “우리 딸이 체육스포츠학과를 나왔는데, 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등의 말과 함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직접 건넸다고 적시했다.

김 의원은 “마치 새로운 사실이라도 나온 것인 양, 그로 인해 한 가정의 평온이 이처럼 무참히 짓밟히고 유린되고 있는데 대해 정치를 떠나 인간적인 환멸마저 느낄 지경”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딸 아이가 KT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과정에 부당하고 불공정한 절차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 아비로서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KT 내부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왜 그런 의사결정을 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에게도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결백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이제 막 재판이 시작되려는 시점에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검찰의 여론몰이는 깊은 유감”이라고 거듭 검찰을 비판했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으로 근무한 바 있다.

아래는 김 의원 기자회견 전문.

어제 ‘한겨레’를 통해 서울남부지검 ‘공소장’이 유출된 이후, 지금 이 시간까지도 같은 내용을 재탕·삼탕하는 언론보도가 물밀 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남부지검 수사팀을 통해 수사과정이 생중계되다시피 피의사실이 공표돼 온 마당에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 마치 새로운 사실이라도 나온 것인 양, 그로 인해 한 가정의 평온이 이처럼 무참히 짓밟히고 유린되고 있는데 대해 정치를 떠나 인간적인 환멸마저 느낄 지경입니다.

이 모든 것이 비록 ‘정치인 김성태’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는 하더라도, 검찰의 일방적인 ‘피의사실공표’와 ‘공무상 비밀누설’, 그리고 무작정 그를 받아쓰는 언론의 ‘무분별한 저널리즘’과 그에 반응하는 여론의 악순환 속에서, 제 딸과 집사람을 비롯해, 저로 인해 저희 ‘가족’의 삶이 무너지고 피폐해져 가는 이 비인간적인 현실은 정치인을 떠나 한 사람의 가장(家長)으로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경이라는 점을 호소드립니다.

지난 7개월에 걸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조차 인간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시련과 고통에 충분히 시달려 왔다는 점을 참작해 주기 바랍니다. ‘사실의 객관성’이나 ‘판단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더 이상의 여론몰이는 이제 스스로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이제, 무엇보다 제 가족을 살려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비장함, 그 외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응분의 정치적 책임 감당할 것입니다.

이미 누차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제 딸아이가 KT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과정에 부당하고 불공정한 절차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비로서 다시 한번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리는 바입니다.

‘부정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당초 해명에 대해서도, KT가 일러주는 절차대로 그 프로세스를 밟아가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인 줄로만 알았던 제 딸아이의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다는 점도 이 자리를 빌려 새삼 말씀드립니다.

도대체 KT 내부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왜 그런 의사결정을 하게 됐는지는 저 조차도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제 딸아이와 관련해 KT 내부의 부정한 절차가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채용의 공정성이 현저하게 저해되고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저 또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이제까지 살면서 그 누구에게도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저 스스로의 결백에 의지해 저는 여전히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사실의 객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마당에, 수사과정에서나 그리고 이제 재판이 막 시작되려는 바로 이 시점에,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검찰의 여론몰이에 분명하고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토록 집요하게 수사를 펼쳐온 검찰이 여전히 저나 제 딸이 그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됐다는 단 하나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통해 그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저는 한 아이의 아비이자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즉각적으로 그에 따른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지도록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검찰 또한 그 주장이 ‘사실’로 입증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를 분명하게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지속적인 언론플레이와 여론몰이로 이미 수사의 객관성이나 중립성을 의심받는 검찰이, 재판 개시를 앞두고 여전히 의도적인 언론플레이를 통해 ‘재판의 공정성’마저 저해하려 하지는 말기 바랍니다.

◆ KT 내부의 자의적인 판단과 결정에 따른 결과입니다.

이 사건은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하지만, 전적으로 KT 내부의 자의적인 판단과 결정에 따른 결과였다는 점을 간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나 제 딸이 ‘KT의 부정한 채용’에 연루됐다는 객관적인 정황 자체가 없는 마당에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을 적시하고 있는데 대해, 검찰은 분명하고 명확하게 재판을 통해 그 주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주기 바랍니다.

검찰이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언급해온 ‘2011년 계약직 채용’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특정하고 있는 ‘2011년 3월’ 그 시점에는 검찰이 주장하는 바의 아무런 행위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검찰조사 과정에서도 “그렇다면 KT가 받아갔다는 이력서라도 보여달라”는 저의 요구에 담당 검사 조차 난처한 표정으로 “그런 것 없다”며 머뭇거렸던 판에, 그것이 버젓히 ‘공소장’에 기재되고 마치 대단한 범죄사실이라도 되는 양, 언론에 마구잡이로 보도되고 있는데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문무일 前검찰총장 조차도 ‘무리한 기소’라며 우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부지검이 나름의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기소를 강행한 데 대해 분명하게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비로소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딸아이에게 아비로서 ‘파견 계약직’을 권하고 청탁하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있을 런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재판 결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은 이제 재판정에서 그 진실과 시시비비가 가려지게 된 사건입니다. 검찰도, 언론도, 그 누구도 이 재판의 공정성을 저해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론몰이 여론재판이 아니라, 사실의 객관성과 법리의 논리적 엄격성에 기초해, 이 재판을 통해 분명하고 명백하게 진실을 가려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KT 내부의 이 부정한 절차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결과적으로 그로 인해 제 딸아이에게 일말의 특혜가 부여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리는 바입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