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태국 방콕에 모여
美, 한일 중재에 나설지 주목
日 ‘백색국가 韓 제외’ 앞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일관계가 일본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실시하면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다. 한미일 외교장관이 모일 예정이어서 한일관계 향방에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한일 양자 회담이 열릴지 관심이 쏠리며, 미국이 한일갈등에 관여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한미일 3자 회담 개최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외교부에 따르면, 31일 오후 강경화 장관은 방콕에 도착해 양자 회담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어 8월 1일 오후부터는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다자 외교에 나선다. 고노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도 31일에 도착해 양자회담 일정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현재 8개국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일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일본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교부는 모든 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와 강경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 26일 한일 외교장관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 전화통화를 실시했다. 이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이후 처음 있는 한일 외교장관 간 소통이다. 이에 ARF에서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3자 회담 개최 성사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한미일은 그간 ARF에서 3자 회담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다면 미국이 한일 갈등에 중재에 나설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넘나들고, 한국 독도 인근 영공까지 침범한 상황에서 한미일 3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ARF기간 중 한일갈등 관련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한미일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있을 것이고, 3국 대표가 다 함께 모이길 원할 것”이라며 “한일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대처해 나가도록 장려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해 보복으로 한국에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실시하고 추가 보복 조치로 백색국가(수출우대국) 배제를 앞두고 있다. ARF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미국이 중재에 나서는 등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내달 2일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강 장관은 또한 ARF기간 중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한·메콩, ARF외교장관회의 등 5개 다자 외교장관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 우리 입장을 설명하며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 고노 외무상도 자신들의 주장을 홍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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