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문화 여행⑯] 새소리 지저귀는 창덕궁, 푸릇함에 반하다
[지하철 역사문화 여행⑯] 새소리 지저귀는 창덕궁, 푸릇함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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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 그 노선을 따라가 보면 곳곳에 역사가 숨어있다. 조선의 궁궐은 경복궁역을 중심으로 주위에 퍼져있고, 한양의 시장 모습은 종로를 거닐며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지하철역은 역사의 교차로가 되고, 깊은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켜켜이 쌓여있는 선조들의 발자취를 지하철 노선별로 떠나볼 수 있도록 역사 여행지를 내·외국인에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창덕궁 정전을 바라보는 관광객들 ⓒ천지일보DB
창덕궁 정전을 바라보는 관광객들 ⓒ천지일보DB

3·5호선 안국역·종로3가역
가장 오랫동안 왕 거처한 곳
1997년 세계문화유산 등재
산자락 정기 받고 여유 즐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자연의 소리가 유난히 아름다웠다. 고즈넉한 궁궐의 길을 따라 걸으니 마음이 한껏 차분해졌다. 서울 한복판에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까 싶었다. 그 옛날 이곳을 걸었을 조선의 임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경복궁 동쪽에 지어져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안국역과 5호선 종로3가역에서 내리면 만날 수 있는 창덕궁. 현존하는 궁궐 중 가장 잘 보존된 건물이다. 북악산 왼쪽 봉우리인 응봉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정기를 받듯 푸릇함이 더한 곳이었다. 풍경이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복궁이 그 웅장함에 반한다고 한다면, 창덕궁은 쉼을 얻는 공간인 듯 보였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천지일보DB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 ⓒ천지일보DB

창덕궁은 1405년(태종5) 경복궁의 이궁으로 동쪽에 지어졌다. 창경궁과 서로 다른 별개의 용도로 사용됐지만 하나의 궁역을 이루고 있기에 이 두 궁궐을 형제궁궐이라고 하여 ‘동궐’이라 불렀다.

이궁이긴 하지만 임진왜란으로 모든 궁궐이 소실돼 고종 2년(1865년)에 중건될 때까지 정궁의 역할을 했다. 창덕궁은 가장 오랜 기간 왕이 거처한 궁궐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기와 다르게 창덕궁은 수난이 많았던 궁궐이다. 인조반정(仁祖反正, 1623년) 등의 내란으로 수차례 불이 나는가 하면 일제강점기에는 강제로 모습이 뜯기기도 했다. 그러함에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건물이 배치돼 있다.

경복궁의 주요 건물들이 좌우대칭의 일직선상으로 왕의 권위를 상징한다면, 창덕궁은 응봉자락의 지형에 따라 건물을 배치했다. 자연스럽게 한국 궁궐건축의 비정형적 조형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창덕궁은 이 같은 특색을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창덕궁 비원ⓒ천지일보DB
창덕궁 비원ⓒ천지일보DB

◆국가행사 치른 인정전과 후원

창덕궁에 들어서려면 먼저 돈화문을 지나야 하는데, 이는 현존하는 궁궐의 정문 중 가장 오래된 문이다. 또한 다른 궁궐의 정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경복궁은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공식적인 국가 행사를 치르던 ‘인정전’과 왕이 신하와 업무를 논하던 ‘선정전’을 중심으로 한 통치 구역,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대조전을 중심으로 한 침전 구역이다. 또 국상을 당한 후궁들의 거처인 낙선재 구역, 후원 구역이 있다.

창덕궁 낙선재 ⓒ천지일보DB
창덕궁 낙선재 ⓒ천지일보DB

인정전의 경우 왕위를 이어받는 의식을 거행했던 곳이다. 연산군과 효종, 현종, 숙종, 영조, 순조, 철종, 고종이 이곳에서 즉위식을 했다. 하지만 1910년 한일합방조약이 체결된 비운의 장소이기도 했다. 창덕궁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후원인 ‘비원’이다.

주요 전각을 거쳐 후원까지 이어지는 긴 길은 비원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나타나는 비원의 모습은 마치 환상의 세계에 발을 들인 듯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었다. 그만큼 상상 이상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비원’은 왕족들이 산책하며 사색을 즐기던 곳이었다. 연산군은 이곳에 짐승을 기른 후 궁녀들과 노닐며 사냥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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