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경찰이 시위에 참석한 남성 1명을 체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경찰이 시위에 참석한 남성 1명을 체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참가자 3500명 중 대규모 연행

시의회 선거 야권후보 등록 반발

2주째 열려… 야권 인사들 체포

올해 유례없는 대규모 집회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7일(현지시간)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2주 연속 열렸다. 당국이 강경 대응을 하면서 참가자 다수가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허가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위 참가자 약 3500명 중 1074명을 각종 위반 사항으로 체포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는 코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다치는 등 상처를 입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약 3500명의 시위대가 트베르스카야 거리를 비롯한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와 시청 청사 주변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선거 당국이 오는 9월 열리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대거 거부한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

앞서 모스크바시 당국은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시민들의 시위 참가 자제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경국에도 상당수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에 동참했으며 이들은 ‘이곳은 우리의 도시다’ ‘우리는 자유 선거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에 앞서 후보 등록이 거부된 야권 운동아 일리야 야신, 반부패재단 변호사 류보피 소볼 등 여러 명이 경찰에 연행됐고 자택과 사무실 수색을 당했다.

시위를 주도한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불법시위 선동 혐의로 지난 24일 30일간의 구류 처분을 받았다.

모스크바에서는 1주일 전에도 2만 2천여명(경찰 추산 1만 2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올해 들어 유례 없는 대규모 시위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의 권력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작은 규모지만 점점 더 많은 러시아인이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최근의 시위들을 평가했다.

앞서 러시아 선거 당국은 오는 9월 8일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이거나 사망자의 서명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해 파문이 일었다.

러시아 선거법에 따르면 모든 무소속 후보는 선거구 유권자 3%(약 5천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시의회 선거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야권은 선거 당국이 모스크바 시의회에 야권 인사들의 진출을 막기 위해 일부러 야권 후보의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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